귀신 떼는 부적마냥 불그레한 화톳장에
할매가 있었다
서리내린 댓바람 산보 소식에
기쁨도 잠시
귀인을 만나려나 노래 한곡 뽑으려나
까마득히 밀린 품삮 우유값은 나오는지
덤덤히 끌려 걷던 검정 고무신
손 때 묻어 다 지워진 세월먹은 화톳장에
할매가 살았다
흐드러진 매화 향은
호사중의 호사
무병장수도 좋고 재물은 더욱 좋다
죽도록 일해봐야 남은 건 두 평 마루
이마 가린 거친 손에 눌러 앉힌 낮은 잠
짝 잃은 바보되어 먼지쌓인 화톳장에
할매가 그립다
바다 건너 멀찍한 출세길
새가 되어 날거라
광 다섯장 쥐어주던 눈물이 남아
전생의 짝사랑은 손주로 온다하니
잊은 척 덤덤해도 내 숨 안에 쉬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