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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의길벗 라종렬 Mar 07. 2017

만세! 만세! 만만세!

쉴만한 물가 - 3호

20120228 - 만세! 만세! 만만세!


태극기 플래시몹(인터넷을 매개로 만난 사람들끼리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를 통해 사전에 공지된 지령에 따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서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행위_브리태니커)이 3·1절을 맞아 네티즌들 사이에 계획되고 있다 합니다. 광소리(광양소셜리딩그룹)에서도 포스퀘어 유져들끼리 약속되어 있기도 해서 태극기 그림을 다운받아 준비해서 동참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이 글이 독자들에게 읽혀질 때쯤엔 태극기 물결이 인터넷을 덮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1919년 3월1일 정오의 태극기 물결(침략자 일본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플래시몹이었을텐데)을 준비했던 분들은 지금 네티즌들의 마음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비장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자주독립국이라는 사실을 선포하며 외치는 일이 죽음을 불사해야 했던 걸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그들은 만세(萬歲)를 만세(萬世)에 만세(萬歲)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만세 삼창으로 외쳤습니다. 조선의 독립국임을 선포하는 만세(萬歲)를 온 세상에(萬世)에 영원토록(萬歲)까지 선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삼천리 방방곡곡에 울려 퍼졌던 이 만세가 모든 것을 다 이루진 못했지만, 독립을 위해 싸우다 가신 많은 분들이 이날의 함성을 기억하며 두려운 길들에 용기를 얻고 가셨을 것입니다.


두려움에 함께 하지 못한 사람들 말고, 독립(獨立)이 아닌 친일(親日)했던 자들은 이들을 어리석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한다 해서 세상이 바뀌는가?하면서 말이죠. 1945년 마침내 광복을 맞이하면서 그날의 함성이 이루어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독립국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커지면서 숨겨진 우리 현대사의 그늘 속에 친일의 역사가 아직도 청산되지 못하고 있고, 왜곡되고 뒤틀린 시대 속에 아직도 버젓이 살살아 남아 있는 잔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한없이 답답했습니다. 그날에 비웃었던 자들이 여전히 자신들의 처신이 훨씬 지혜로운 것처럼 생각하는 현실은 아직 우리가 독립국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게 합니다.


경제, 자원, 정보의 독립으로부터, 정치, 문화, 사상으로의 독립으로까지는 아직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어도 한참 먼 것 같습니다. 아니 작금의 현실들을 보면 그 날이 올까도 싶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사람들은 당장 현실 속에 식민지 현실이 눈에 보이지만 지금은 교묘하게 포장되어서 존재하는 것도 있고, 한편으로는 노골적으로 들이대니 더 암담하기까지 합니다. 


우리의 자주독립과 친일 잔재의 청산은 독립을 위해서 사시다 죽어간 순국선열들이 물려준 이 땅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오늘 다시 우리는 만세삼창을 외쳐야 할 것 같습니다. 선열들이 사신 삶이 어리석지 않고 정말 바로 사신 것이라고 인정하고, 또 그렇게 살으라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떳떳하게 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세! 만세! 만만세!


웃는사람 라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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