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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의길벗 라종렬 Apr 19. 2017

스마트폰과 전쟁

쉴만한 물가 - 56호

20130412 - 스마트폰과 전쟁


요즘 웬만한 가정에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는 가정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상당수 아이들이 스마트폰 중독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을 것이다. 씨도 때도 없이 붙들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폰을 떼어 내려고 하는 부모나, 자나 깨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폰을 사용하려는 아이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 일쑤다. 시간 제약도 해보고 협박(?  먹는 것, 용돈 제약 등등)도 해보고, 이런저런 회유와 협박에도 돌아서 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손에 있는 폰에 눈과 마음이 가 있으니 부모들 속이 편하질 않다. 


아이들이 폰을 만지작거리는 꺼리들을 보면 대개 비슷하다. 어리거나 남자아이들일수록 게임을 많이 하고, 여자아이들은 웹 써핑이나 쇼핑을 한다. 여기에 공통적으로 거의 대부분 SNS를 통한 채팅과 음악 듣기 그리고 영상물을 본다. 이렇게 보면 게임, 채팅, 영상으로 크게 나눌 수 있겠다. 


게임 제작자들의 심리는 좀 더 자극적이고 기발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게임에 중독되길 바란다. 또 채팅은 참새처럼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만큼 개인 홈피를 관리하고 소셜 기능을 통해서 끊임없이 문자 대화가 오고 간다. 아마 꿈에서도 자판을 두드리고 있을 것이다. 노래, 좋아하는 연예인, 오락적인 영상, 영화들도 마찬가지 아이들이 폰을 놓지 못하게 한다. 


스마트폰 이전에 PC에서 하던 것을 이제 조그마한 폰에 다 모아 두었으니 떼어낼 수가 없다. 컴퓨터 게임과의 전쟁도 결국 못 이긴 상태에서 더 강력한 스마트폰이 등장했으니 어른들로서는 거의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왕 사용할 바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의 순기능적 요소를 잘 활용하면 좋겠는데 절제가 부족하고 그런 아이들을 통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의 마수걸이 유혹에 역기능적 요소 쪽으로 거의 무방비 상태로 중독되고 만다.


PC게임과 스마트폰에 아이들이 중독된 데는 전적으로 어른들과 부모의 탓이 크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놀이 문화나 관계의 필요들을 부모가 제대로 시간을 들여 건전한 것들을 제공해 주지 못한 것이다. 결국 스스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 지금 아이들이 붙잡고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어른들이 공급해 준 것이라는 사실. 이미 이전 세대에서도 라디오 청취나, 영화, 운동, 기타 다양한 형태로 지금 스마트폰과의 갈등과 같은 요소들이 있었는데, 이전보다 지금의 디지털 기기들은 그 강도가 너무도 많은 것을 잃게 만든다.


북녘 아이들이 요즘 갖고 노는 핵이 꼭 우리 아이들 손에 들려진 스마트폰처럼 보인다. 핵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몰입된 상태다. 이렇게까지 된 데는 상당수 불통이 원인이었다. 그동안 소통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 공단 등의 교류들이 그들의 손에서 핵을 만지작거리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주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하나 둘 무지하고 욕심 많은 우리네 꼴통 보수 권력자들이 이상한 객기를 부리며 끊어 버리고 있다. 알량한 지원 좀 해주며 오만 생색을 다 내고 급기야 조건까지 걸어가며 뺏으려 드니 문을 닫고 극단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회유와 협박, 그리고 힘으로 아이들 손에서 근본적으로 폰을 뺏을 수는 없다. 그들과 소통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가고, 공통의 관심사를 위해서 소통하는 일을 많은 물질과 오랜 시간의 투자 내지는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충분히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전까지 북녘 아이들은  핵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가정과 동네 어른들의 애를 끓게 하고 소란스럽게 할 것이다. 


소통과 관계, 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은 원래부터 그렇게 사는 관계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소통하라! 그래야 이 오랜 전쟁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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