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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돌아감의 계절이고, 마음을 찾는 계절입니다

20211113

by 평화의길벗 라종렬

<가을은 돌아감의 계절이고, 마음을 찾는 계절입니다>


나뭇잎들은 제역할 다하여 열매를 내고 다시 꽃처럼 화려하게 핀 후에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고,

제비들도 따뜻한 곳을 찾아 먼 남쪽나라로 돌아갑니다.

산천초목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고향을 유난히 찾고 돌아가고 싶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가을은 제 뿌리를 찾아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계절입니다.

*

가을은 또한 마음을 찾는 계절입니다.

모든 것이 제 뿌리를 찾아 어김없이 공수래공수거하는 자연과 달리

한없이 탐욕에 찌들어 사는 마음,

욕심부리다가 모든 것을 잃어 공허해진 마음,

전후좌우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며 회색지대에서 방황하는 마음,

문득 그런 마음들을 발견하게 되면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모든 것을 용납하고 품고 기다려 주며

한없는 사랑으로 찾아와 주신 윗분의 마음을 찾게 되면 비로소

마땅히 품어야 할 마음을 찾게 됩니다.

*

오늘 돌아갈 몸과 마음의 고향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더불어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신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그분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분의 귀로 귀기울여 듣고,

그분의 마음을 품어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사는 것이겠지요.

옳게 보고, 듣고, 품어

마땅히 품어야 할 마음을 품고서

온전하게 살아내며 또한, 살려낼 수 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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