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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Jun 18. 2023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법 5가지

타인의 정서적 지배와 통제(나르시시즘 성향)에서 벗어나는 연습 TIP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벗어나는 연습 TIP


1. 죄책감과 안타까움을 구분한다.

의존적이고 자기애적 성향이 강한 부모는 평생 자식에게 죄책감을 심어 놓는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잘하고 있지 않다’라는 죄책감은 선한 자식들이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부모가 자기 인생은 내팽개치고 가족을 위해 희생한 경우, 죄책감은 더욱 커서 부모의 인생을 대신 책임지려고 들기도 한다.


죄책감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책임을 느끼는 마음이다. 부모의 힘든 인생은 안타까운 것이지 자신이 잘못해서 생긴 결과가 아니다. 죄책감에 빠지지 말고 안타까운 마음을 간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부모 인생은 부모 인생이고,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다. 자신이 잘못한 일에만 죄책감을 느껴 용기 내서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로 살아가기에도 버거운 인생이다.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부모를 둔 자식은 부모가 안타까운 마음에 부모를 자꾸 필요 이상으로 돕거나 변화시키거나 구해내려고 한다. 일찍 철이 들어 어릴 때부터 어린아이 같은 부모의 심리적 부모 또는 어른 노릇을 하는 감정과 태도가 익숙해서 자신이 부모를 구원하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부모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인에이블러로서 부모의 의존성을 강화해서 현상을 유지하며 그들을 망치고 있는 셈이다. 부모는 인에이블러인 내 덕분에 정서적 결핍을 어느 정도 해소하기 때문에 아무리 옳은 길을 제시해도 실질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도리어 내 안의 무력감만 커질 뿐이다. 부모와 거리 두기는 나뿐만이 아니라 부모 스스로 자식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고 의존성을 낮추는 데 궁극적으로 더 나은 영향을 불러올 것이다. 나를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인 것처럼, 부모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도 부모 본인이 유일하다.


2. 제삼자의 시각에서 만일 부모가 아니라 남이었다면 어떻게 대응했을지 생각한다.

부모에게 정서적으로 지배와 통제를 받고 있으면, 정신적으로 괴롭히고 헷갈리는 행동을 보이는 부모의 모습을 이해하고, 갈등의 원인을 자신에게만 찾으려고 한다. 만일 부모의 말과 행동이 뭔가 찜찜하고 불편하고 미심쩍은 마음이 든다면 부모가 아니라 낯선 사람이 그처럼 행동했을 때 자신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어떻게 반응했을지 상상해 본다. 예를 들어, 나는 알코올 의존증 아버지를 제삼자의 시각에서 좀 더 일찍이 낯선 사람으로 여기고 바라봤다면 일찌감치 거리를 두고 왕래를 줄이거나 끊었을 것이다. 부모를 낯선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 외면하고 상종하지 않을 사람이었다면 아무리 부모라도 거리를 두거나 (일시적으로) 관계를 끊는 것이 내 인생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방향일 것이다.


3. 원래 사람은 99가지가 좋아도 한 가지 치명적인 이유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는 법이다.

다른 사람과 달리 부모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들이 잘못한 것 못지않게 잘해준 것들이 있어서 감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족한 부모라도 자식에게 좋은 추억을 몇 가지 정도는 남겨주고, 한때 자신의 우주였던 부모와의 추억은 자식에게 다른 누구와의 추억보다 소중하지 않은가. 게다가 부모는 자신을 이 세상에 존재하게 했고, 먹이고 입히고 키워준 감사한 분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인간관계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한 가지의 치명적인 이유 때문에 틀어지고는 한다. 모든 인간관계가 이렇지는 않더라도 대다수의 인간관계의 속성이기도 하니, 여전히 술에 절어 살고, 이를 이해해야 한다는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부모님과 관계가 어긋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4. 친밀하지 않은 관계는 영영 헤어지더라도 별로 아쉽지 않다.

‘가족은 소중하다’라는 지독하게 세뇌된 가치관과 ‘나중에 부모님 돌아가시면 후회한다’라는 예견된 죄책감을 자극하는 어른들의 말씀도 ‘내가 부모와 이처럼 연락을 끊고 살아도 되나?’라는 자기 의심과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큰 이유였다. 그러나 내가 제대로 서야 부모도,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존재한다. 자신이 비틀거리고 있을 때는 내 마음을 살피며 삶의 뿌리를 단단하게 다지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무엇도 이보다 중요할 수는 없으며, 내가 무게중심이 서야 비로소 타인을 도울 여유도 생긴다. 부모도 궁극적으로는 타인이다. 자신의 내면과 인생도 심하게 흔들리면서 부모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은 역량을 넘어선 오만에 가깝다.


요시다 아키미의 만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주인공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네 자매 가운데 둘째 요시노는 자신이 일곱 살 때 외도로 이혼해 따로 산 뒤로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데 눈곱만큼도 슬프지 않아서 당황스럽다”라고 한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2021.11.12)에 출연해 어린 시절의 가정 폭력을 고백한 양치승 씨는 “결국 8년을 안 보고 살던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죄송하지만 편했다. 아무 생각이 안 들고, 답답한 마음이 사라진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이러한 타인의 진솔한 경험담은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고, 부모에게 정서적으로 독립하려는 마음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5. 무엇보다 나 자신이 지금 당장 행복해지기로 한다.

나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한 생각과 노력은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 부모에게 정서적인 지배와 통제를 오랫동안 받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살피기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더 익숙할 것이다. 자신의 욕구를 무시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마음속 불편감을 매번 참고 견디는 습관을 갖고 있을 것이다.


가장(假裝)된 행복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진정한 행복을 느껴야 나답게 살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타인의 정서적 지배에서 벗어나서 비로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나아가 타인의 인생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보살필 수 있게 된다. 나는 지혜롭게 부모의 정서적 지배를 무시하는 단계에 있는데, 언젠가는 더욱 단단해져서 너무 늦지 않게 그들을 용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나의 행복에 좀 더 집중하고,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은 여린 마음을 치유할 때다.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법 6~10>은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심리에세이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중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벗어나는 연습 TIP'에서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구매하시면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 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일지'입니다. 

억압하고 지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독립한 과정을 그린 개인적인 경험담입니다.

부모에게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온전한 사랑을 제대로 주고받는다는 의미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깨달은 과정을 쓴 책으로, 착취하는 관계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는 법도 담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책 소개는 각 온라인서점을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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