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이상형이 되기 위한 노력
몇 번의 연애를 하고 나면 우린 알게 된다. 세상엔 나와 꼭 맞는 짝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설령 눈앞에 멋진 이성이 나타난다 해도 그 혹은 그녀는 이미 다른 사람의 사랑이거나 기혼자라는 걸 우린 한 번쯤 경험하기도 한다.
자신의 짝을 찾는다는 게 이리도 어려운 것임을 얼마 전 이별한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3년간의 연애가 끝이 나고 새로운 인연을 찾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친구는 쉽사리 누군가와 다시 연을 맺지 못했다. 반복된 소개팅은 마치 시장에 나온 소의 등급을 매기듯 서로의 조건을 탐색하기 바빴고 그런 인위적인 만남이 지속될수록 친구는 지쳐갔다. (어쩌면 서로의 조건이 맞았거나, 친구의 조건이 월등히 좋았더라면.. 아마 이런 고민은 하고 있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어느새 우린 상대의 매력보단 조건을 봐야 하는 현실적인 나이가 되었다. 상대의 조건이 곧 매력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긴 하지만 조건 이외에 분명 그 사람만의 매력이 있다고 난 믿는다. 다른 것들이 훨씬 더 크게 보이겠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잘 받아주는 것, 보이지 않게 상대를 배려하는 것도 누군가의 매력일 것이다.
7년간 연애를 하며 한 사람과 많은 시간, 대화, 경험을 함께 했다. 7년 전과 지금은 많이 다르겠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서로에게 바라는 매력은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자는 남자의 듬직함을 필요로 한다. 우린 동갑내기여서 친구처럼 싸울 때가 참 많았다. 예전엔 그렇게 투닥투닥 하는게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J는 내게 듬직함을 원하는 듯했다. 아니.. 확실히 원한다.
장난기 많고, 재밌고, 친구 같던 나보다, 조금은 어른스럽고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줄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든 그녀를 보호해줄 수 있는 그런 남자... 시간이 지나며 그녀가 원하는 이성의 모습은 그런 거였다. 그래서 가끔 내가 철없는 모습을 보일 때면 철 좀 들라는 그녀의 말이 이제는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가 자그마한 것에도 즐거워하며 좋아해 주기를 바란다.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장소,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해왔다. 함께하는 동안 여자도, 남자도 그만큼 세상을 더 알았고, 보고 들은 게 더 많아졌다.
세상을 보는, 이성을 보는, 사회적 기준이라는 것이 생겼고 그 기준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우린 조금씩 어색해졌다. 더 이상 예전엔 즐거웠던 사소한 경험들은 말 그대로 사소하게 되었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자꾸 포기하는 것 같아 아쉬워진다.
연애가 시작되기 전 우린 서로의 매력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연애가 시작되고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이상 상대에게 매력을 찾으려 하지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자 노력하지도 않는다. 이미 내 사람이라는 생각에 상대를 위한 노력은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다. 그저 본연의 나를 상대가 좋아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누군가는 우리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사실.. 그 말이 맞다. 좋아하는 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나를 잘 포장해야 하고, 상대의 선택을 바라는 마음에 자신의 단점은 의도적으로 숨기기도 한다. 그렇게 상대의 마음을 얻고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본래의 나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매력이 철철 넘치는 사람이라면 이런 걱정은 하지 않겠지만, 우린 스스로를 가꾸고 노력해야 그나마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 지금 내 곁에 누군가 있다고 해도 우린 자신의 매력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그것을 가꿔야 한다. 그것이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배려이자 자신의 연애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린 서로에게 이상형이 아니다. 상대는 나의 한 단면을 보고 연애를 결심했을 것이다. 보편적으로 연애가 지속되면 본래 가졌던 매력은 조금씩 사라져 간다. 연애가 지속된다는 건 상대가 그 사람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해서일 수도 있고, 본래 가졌던 매력이 더 커져서 일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연애가 진행 중이든, 진행 중이 아니든 우리는 자신의 매력을 가꾸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내가 상대의 이상형은 못되더라도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인해 상대는 나를 더 사랑스럽게 볼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어다 해서 사랑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1. 3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두 번 헬스장에 간다. 늘어나는 뱃살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인데 뱃살이 나오는 건 감당할 수 없었다.
사실 살이 많이 찐 건 아니지만 건강한 육체를 갖길 원했다. 생에 한 번쯤 복근이란 걸 갖길 원했고,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가장 멋진 모습으로 사회를 보고 싶기도 했다. 무엇보다 J에게 허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4kg이 빠졌고 목표 체중까지 2kg이 남았다.
옆구리에 붙은 살은 정말 지독하게 내게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지만... 꾸준히 운동하면 곧 도망가지 않을까.
2. 경제를 공부한다. 돈에 대해 잘 모르니 돈을 벌어도, 그 돈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의심이 들었다. 나이가 드는데 가진 게 넉넉하지 않으면 가지지 못한 만큼 초라해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시기다.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의 기준이 모호하지만, 돈이라는 것도 목표가 있고 계획이 있어야 그것에 맞게 내 손에 움켜쥘 수 있다는 것을 요즘 들어 배우게 된다.
3. 커피를 배운다. 데이트를 하며 참 많은 커피를 함께 마셨다. 그런데 정작 내가 그녀에게 내려준 커피는 단 한잔도 없었다. 대학생 때 커피전문점에서 오랫동안 일해서 모든 커피 종류를 만드는 방법을 알지만 생두와 로스팅에 대해 좀 더 깊게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가 가기 전엔 커피를 전문적으로 배워 그녀에게 직접 로스팅한 원두와 커피 한 잔을 함께 마시고 싶다.
글은 믿을게 못된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그녀와 사소한 일로 또 투닥거렸기 때문이다. 큰 싸움은 아니기에 우리는 또 서로에게 약간의 상처를 남기며 화해하겠지만... 오랜 시간 함께 했어도 아직 우린 서로 남이다. 서로가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한쪽에선 사랑을 위해 노력하고, 다른 한쪽에선 사랑하기에 싸운다. 참 아이러니하지만 답이 없다.
그래서 사랑은 어렵다.
어려운 것이 사랑이기에 우린 더 서로에게 노력해야 하고, 서로에게 더 매력적인 이성이 되어야 한다.
그래도 어려운 것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