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여운이 남는 독서 리뷰_ 2. 경제적 청춘
우린 누구나 청춘의 시기를 만난다. 통상적으로 20, 30대를 청춘이라 부르지만, 40대인 옆집 똘이 아빠는 지금이 청춘이라 생각하며 살기도 하고, 아랫집 대학생 순둥이는 청춘이란 시기를 살고 있다는 생각도 못한 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갈 수도 있다. 그렇게 청춘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꽤나 상대적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삶의 문제들을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려는 사람이라면, 그들은 모두 자기 삶의 훌륭한 디자이너이다._허버트 사이먼
언제부턴가 청춘이란 단어가 마냥 장밋빛 가득한 단어로 들리지 않는다. 무엇이든 도전해볼 수 있고, 무엇을 도전해도 실패가 용서되던 청춘이, 어떻게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힘겹게 사투를 벌여야 하는 시기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우린 조금 이기적 이어야 하고, 청춘이기에 누릴 수 있었던 작은 특권 (Gap year, 연애, 일탈, 여행, 자유로운 독서, 그냥 자유롭게 노는 것)은 어느새 사치가 되어버렸다.
좋아하는 공부보단 학점 잘 주는 수업을 들어야 하고,
성실함의 척도로 여겨지는 영어 점수를 얻기 위해 흥미 없는 토익공부에 열을 올려야 하고..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써넣기 위한 자격증 취득을 위해,
청춘들은 그렇게 밤낮 없는 하루를 살아간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대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을 하며 하루를 보내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다.
누구보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생각하지만 변하는 건 별로 없다.
노력이라 해도 누군가의 노력은 미래를 위한 노력이고, 누군가의 노력은 현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비자발적) 노력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청춘의 삶이 이렇게 각박하고 힘든 것은 아니다. 10명의 대학생이 있다면 그중 3명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연애하고 결혼하며 나름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간다.
문제는 남은 7명 청춘의 삶이다. 취업을 해도 한 달 일하며 받는 월급으로는 혼자 살기도 버겁기에 결혼이나 출산은 생각할 수 조차 없다. 아무리 경제적, 합리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려 해도 현재의 삶을 바꿀만한 터닝포인트가 존재하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 내 앞의 경제적 현실 때문에 조금 더 멀리 바라봐야 할 경제적 관념, 합리적인 행동에 대해 우린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어쩌면 그러한 생각조차 사치라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청춘들을 위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경제적 관념과 합리적인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의 삶이 너무 버거운 청춘이라면 이 책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당장의 돈벌이와 학점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음의 여유가 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꽤 매력적인 경제서가 될 수도 있다.
결혼은 이제 선택이라는 인식이 늘면서 결혼을 늦게 하거나 비혼족이 점차 늘고 있다. 저자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신호 이론 그리고 주인-대리인 이론 등을 통해 결혼이 정말 손해 보는 장사인지.. 모두가 만족하는 (결혼) 계약은 없는 것인지 살펴본다.
연애와 결혼을 시작으로, 투자, 일과 여가, 기본소득, 브렉시트, 트럼프 노믹스 등 다양한 주제를 경제학적 관점으로 풀어 우리에게 설명한다. 당장의 내 생활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듯 보여도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게 되는 내용들이라 각 챕터들이 흥미롭게 읽힌다.
기획재정부 국장인 그는 이미 몇 권의 경제서를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저서 역시 경제적 개념을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결론은 청춘에게 당부하는 글로 책을 마무리 짓는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나를 지켜주는 힘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나라의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이룰 수 없는 이상향만 추구하는 것이다. 가질 수 없는 엘리제를 위하여가 아닌 내게 꼭 맞는 엘리제를 위하여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는 것이 제대로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게 상처받기 쉬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이다. 자신이 딛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살아가자는 이야기이다.
기회를 인내하고 기다리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행동하는 사람에게, 원하고 찾는 사람에게, 기회는 주어진다.
(...)
비록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기회 속에서, 희망이 샘솟는 세상 속에서, 발전하고 성숙한 사회 속에서 청춘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꼭 보게 될 것이라 믿는다.
청춘들이 뉴턴의 사과처럼 끌리는 일을 빨리 발견해 열정을 불살랐으면 좋겠다. 한번뿐인 인생을 가치 있게 사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단순히 힘내라는 위로 대신,
좋아하는 일을 찾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길 바라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지 않고 꿈꾸는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는 그의 바람이 책 말미에 묻어났다. 학부 때부터 경제 한 분야만 연구한 그는 경제전문가이다. 줄곧 경제 관련한 일만 하며 그는 그만의 전문성을 쌓아갔다. 우린 저자의 모습처럼 누구나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단순한 경력이 아닌,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우리가 어디에 있든 비로소 안정적인 직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는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 모두,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을 찾아 끊임없이 학습하고 발전적인 삶을 살아가길 기원했다.
우린 모두 불안하다. 직장이 없으면 미래가 없는 것 같아 불안하고, 직장이 있다면 미래의 내 모습이 매일 야근하시는 차장님의 모습일 것 같아 불안하다. 불안함 속 균형은 결국 자신의 몫이다.
누구나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지만 결국 그 불안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것은 결국 학습이다.
무엇인가를 배우고 학습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고 주어진 현재를 알차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가장 이상적으로 불안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분야를 연구하고 책을 집필하는 저자의 모습은 저자의 해박한 경제지식과 그의 글빨만큼 부러웠고 배워야 할 삶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현재의 삶에서 조금 더 나아가기 위해 우린 오늘도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당장 오늘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내일을 위한 그런 노력도 해야 한다.
경제적 개념들을 배우며 문득 배움에 대한 갈급함이 더 묻어났다.
목표를 생생하게 바라보고 열정적으로 갈망하며 깊이 믿고 실천하면 무엇이든지 반드시 실현된다.
S(Small success) 작은 성공 관리 : 작은 성공이 큰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격려해 학습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
T(Trusty time) 신뢰의 시간 : 믿음이 잉태되는 시간은 역경의 부담을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효율적인 학습을 하게 된다.
U(Utter unique) 철저한 독창성 : 남들과 똑같이 사고한다면 그렇고 그런 인물 중 하나가 될 뿐이다.
D(Deep dedication) 깊은 헌신 :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재능을 키우는 의식적인 연습이 없다면 성공은 멀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자. '노력'만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열정이 중요한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Y(Yes and Yearning to learn) 그래 배우자 : 배움에 대한 목마름으로 적극적인 학습 태도를 가져야 한다. 공부란 몸과 마음의 근력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다. 불확실성이 일반화되고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사회가 온다고 하더라도 심신의 조화된 근력으로 무장한 사람은 겁날 게 없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약하면 너무 딱딱해 부러지기 쉬운 존재가 된다.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