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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소향 Mar 25. 2019

2019년 3월

쓰고 싶었던 말 그리고 일상

출처 : www.unsplash.com

이직 후, 3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의 내 모습이 그토록 원하던 모습이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일상은 일로 점철되었고, 쉬는 날은 쉬는 것 같지가 않았다.

해야 할 일들은 많은데 하기가 싫었고, 운동도.. 독서도.. 글쓰기도... 개인생활이라 불리는 모든 것들이 멈춰 섰다.

빈약한 내 의지와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어떤 끄적임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1. 일

같은 일을 하는 줄 알았던 이직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혼자 수업을 할 때보다 더 많은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고, 그만큼 에너지가 더 필요했다. 관리하는 학생수도, 상담해야 할 학부모님도 더 많아졌다. 거기에 교수법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했고, 판서를 연구해야 했다.

절박하게 일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걸 지난 3개월의 시간이 내게 말해주었다.


2. 마음의 문제

언제나 읽고 쓰는 삶을 살고 싶다 했는데 온 신경이 일에 가있다 보니 무언갈 읽고 쓰는 행위가 중단되었다.

일요일은 온전히 날 위해 쓸 수 있었지만, 난 읽고 쓰질 못했다. 멍하니... TV를 보다 잠을 자다.. 저녁이 돼서야 다음 주에 해야 할 일의 일부를 붙잡고 있는 내 모습을 볼 때면, 참 답답했다.

어떻게든 읽고 쓸 수 있겠지만 마음은 그걸 허락해주지 않았다. 무엇을 읽어도, 어떤 글을 쓰려해도 일과 관련된 생각이 날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내 마음은 언제나 그랬다. 힘든 일 앞에 다른 것들은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그 소심함.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 준 선생님은 이 생활에 익숙해지는데 3년이 걸렸다했는데 난 언제쯤 적응이 될까?

적응이 된다면 난 이곳에서 좀 더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3. 그럼에도..

쓸모 짝에 없는 글이라도 쓰고 싶었다. 그래야 스스로에게 조금은 덜 미안할 것 같았다. 지금의 내 모습이.. 내 마음이 어떤지.. 써야만 나중에 기억할 것만 같았다.


4. 재혼

친구가 다시 결혼을 한다고 알려왔다. 친구들 중 가장 먼저 이혼을 경험한 친구는 1년이 체 안 되는 시간에 새로운 사람과 결혼생활이란 것을 다시 해보고 싶다 했다.

나에겐 한 번도 어려운 일을... 친구는 두 번이나 경험하다니.. 참 대단하다 느꼈다.

시간이 조금씩 더 흐를수록 결혼이라는 결말에 도달하는 일이 참 힘들다는 걸 느끼는 건 비단 나뿐만 인지..

참 어려운 일이다.


5. 생일

곧, 엄마의 생일인데 엄마의 생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편치 않다. 칠순을 넘긴 엄마는 조금씩 아픈 곳이 많아졌다. 이번 생일엔 무엇을 갖고 싶으신지 물어봐도 그다지 갖고 싶으신 것도 없다 하신다.

평소엔 엄마의 나이 듦에 대해 느끼지 못하다가도, 이렇게 한 번씩 특정한 날이 될 때면 엄마의 나이를... 엄마의 건강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하고 손자를 안기는 것이 효도일까? 아직 그러기엔 내가 성숙하지 못한데...

엄마와 나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3월엔 내 삶이 벅차 그 누구도 만나기 힘들었다. 4월엔 사람도 만나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이 읽을 수 있을까?

그러고 싶은데...

4월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3월보다 더 바쁘게 시간이 흐를 것 같다.

그래도 책과 영화 리뷰는 꼭 할 수 있도록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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