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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소향 Oct 03. 2019

#7 음악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악이 있나요?

사진 : JTBC '캠핑클럽'

지금의 학생들이 방탄소년단이나 트와이스에 열광하듯, 학창 시절 나 역시 핑클에 열광했던 때가 있었다.

음악방송까지 찾아갈 정도의 깜냥이 있진 못했지만, 용돈을 모아 테입를 사고, 그 테입이 늘어질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던 시절이 기억났다. (돈이 부족할 땐, 라디오에서 나오는 핑클 노래를 녹음해서 듣기도 했었다.) 이런 아련한 학창 시절이 갑자기 떠오른건, 얼마 전 종용한 핑클의 캠핑클럽 때문이었다. 서로 성향이 너무 달랐던 네 명의 멤버가 나이가 들어 다시만나 그 시절을 추억하며 그때로 돌아가 자그마한 콘서트를 여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그 당시 핑클에 열광했던 내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길을 걸을 때도,

공부를 할 때도,

독서를 할 때도,

누군가와 데이트를 할 때도,

혼자 있을 때에도,

항상 노래를 들었다.


그래서일까? 학창 시절 하면 핑클의 노래가 떠오르듯, 특정 시기를 떠올리면 그때 즐겨 들었던 노래가 떠오른다. 그렇게 들었던 수많은 노래 중 누군가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노래가 딱 한 곡 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그래서 참 많은 위로가 되었던 그런 노래.


(아래 참조된 링크로 꼭 한번 들어보시길...)

https://youtu.be/Kym6hjTjpvc


스웨덴세탁소와 최백호 선생님이 함께 부른 '두 손 너에게'란 노래는 삶이 힘든 시기에 참 많은 위로가 되었던 노래였다.


사라질까요.

지금 그리고 있는 미래도

아주 오래전

매일을 꾸었던 꿈처럼

잊혀질까요

작은 두 손가락에 걸어두었던

간절했던 약속처럼

사랑했었던 것들이 자꾸 사라지는 일들은

그 언젠가는 무뎌지기도 하나요

난 아직 그대로인데

내게 닿는 시선들은

변한 것 같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하죠


걱정 말아라

너의 세상은 아주 강하게

널 감싸 안고 있단다

나는 안단다

그대로인 것 같아도

아주 조금씩 넌 나아가고 있단다


캄캄한 우주 속에서

빛나는 별들을 찾아서

눈을 깜빡이는 넌 아주 아름답단다

수많은 망설임 끝에

내딛은 걸음에 잡아준 두 손을 기억할게요.  


위에 써 내려간 가사도 참 인상 깊지만, 후렴구에 나오는 최백호 선생님의 목소리는 그 누구의 위로보다 더 와 닿았다. 지금까지도....

그래서 힘들 때면 이 노래를 찾아듣게 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린 대부분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미래를 그리며 사는 삶이 너무 힘들고 지치면 현재의 삶에서 즐거움을 찾는 YOLO를 외치기도 한다.

현재를 충실히, 미래를 열심히 그리며 살아가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헛헛한 마음을 느낄때면 우린 과거를 통해 채우기도 한다.


학창 시절 함께한 친구들,

과거에 즐겨 들었던 노래와 마음의 울림을 주었던 책,

(철이 너무 들어버려) 지금은 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열렬히 사랑했지만, 죽을 듯이 싸워 헤어진 과거의 연인과 그 당시의 내 모습,

아무 걱정 없이 떠난 과거 어느 순간 여행지에서의 나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이런 과거의 모습을 현재의 내가 만났을 때 우린 삶의 에너지를 얻곤 한다.

'추억'이라 포장된 과거의 모든 것들은 미화되기 때문이다. 당시엔 죽을 듯이 힘들고 아팠어도 지나고 보면 그 상처들은 지금의 날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고 이제는 그런 경험을 더 이상 할 수 없기에...


그래서 추억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좀 더 삶의 모습이 단단하다.


이제 나이가 들어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항상 물어보는 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뭐였는지, 삶을 뒤흔들 만큼 영향을 주었던 책은 있는지, 지금도 듣고 있는 당신만의 노래가 있는지...

시간이 되면 아니, 시간을 내서 다시 가보고 싶은 본인만의 여행지가 있는지 따위가 되어버렸다.


연인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추억할 거리가 많은 사람과의 대화는 언제나 즐거운 법이니깐..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것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시간이 날 때마다 다양한 경험을 위해 노력한다.


그런 시간들은 온전히 나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시간들이니..

아무리 현실에 치이고, 일로 바빠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 한다.




....+)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 추천곡'을 소개해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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