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학 내 아이는 뭘 해야 하나?
아이들은 즐겁고 부모님은 괴로운 방학이 시작된지도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늘어지게 잠을 자고 원하는 게임을 실컷 할 수 있는 아이들과 그렇게 먹고 자고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아주 극명하게 대비를 이룹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오히려 방학을 더 싫어하기도 합니다. 학교 가면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고, 친구들과 놀 수 있는데... 방학 때는 부모님 성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듣는 방학특강과 전보다 더 많아진 과외 숙제 때문에 오히려 방학이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초, 중,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대부분 방학 때 아이들과 학습으로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내 자식이 스스로 숙제나 공부를 좀 했으면 좋겠고, 게임이나 아이돌에 열광하기보단 밖에 나가 운동도 하고 책도 좀 읽었으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부모님이라면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는 낮시간엔 집에서 대체 뭘 하는지... 숙제는 했는지... 더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런 방학의 불편함으로 인해 부모님과 아이들의 중간자 입장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저 또한 곤혹스러운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부모님은 아이에 대한 요구사항들을 제게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솔로몬이 아니기에 모두의 입장을 만족시킬 순 없지만 제가 생각하는 교육의 틀 안에서 부모님과 아이들의 요구를 최대한 조율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방학 때 아이들이 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당연히 공부는 수동적, 게임은 능동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는 지겹고 게임은 그 무엇보다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게임에 빠진 아이를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함이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학습적 접근이 아닌 능동적인 생활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방청소를 스스로 하게 한다던지, 나가서 운동을 하고 오게 한더던지...게임 이외에 아이가 할 수 있는 능동적인 활동을 찾아주는 게 먼저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만 '~~ 해라'라고 시키는 것은 아무 말하지 않는 것보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아이의 능동적인 활동에 적절한 보상을 해주거나, 부모님이 함께 능동적인 활동을 해준다면 아이는 조금 더 게임 이외에 다른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능동적인 삶은 학습을 하는 데 있어서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데도 매우 중요하기에... 그런 삶의 태도를 갖게 해주는 것이 어쩌면 문제집을 푸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책 읽는 것 또한 싫어합니다. 유투브와 같은 영상이나 이미지 위주의 콘텐츠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글을 읽는 것 자체가 지루하고 따분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글을 빠른 속도로 읽어내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글과 친해지지 않으면 나중에 공부를 하려고 해도 늘어나지 않는 독해력 때문에 많이 힘이 들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독서가 중요하기에) 부모님께서 필독서 위주로 읽히려 한다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책이 싫은데.. 지루한 필독서를 읽어낼 수 있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이런 연유로 우선 책은 무조건 재미있어야 합니다. 유익하지 않아도..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아도.. 우선 재미있게 아이들이 읽어야 다음 책을 읽을 수 있고, 그렇게 책의 권수가 늘어나면 아이들은 필독서 수준의 독서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퇴근 후,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르고 일주일에 한, 두 번쯤은 TV 대신 온 가족이 거실에 앉아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아주 작게나마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반엔 아이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시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의 독서는 자녀의 독서에 아주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중학생만 되어도 학원에 과외에.. 거기에 사춘기로 인한 트러블로 아이들은 부모님과 여행을 떠나는 것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캠핑 가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도 합니다. (캠핑 가면 아빠는 술만 마시거나 아빠 친구들과 놀기 바쁘기 때문에 아이들은 숲에서 고기 먹고 오는 것이 끝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선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준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정작 아이들의 기억엔 '오랜 시간 차 타고 고생해서 숲에 들어가 힘겹게 텐트 치고 고기 먹고 자고 오는 것'으로 기억되는 여행이 되기도 합니다.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면 아이들이 원하는 것 한 가지씩을 해주는 것이 모두에게 즐겁게 각인되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경험상 부모 자식 간에도 아이들이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치기 까진 꽤나 많은 대화와 시간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가족이 매번 방학 때마다 짧게 여행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겐 좋은 경험이 됩니다. 부모와 함께하는 정서적 유대가 아이들에겐 위기의 순간 큰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마음이 들면 자기애가 높아져 자존감 있는 아이로 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방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공부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학습에 대한 계획은 학원이나 과외교사가.. 그리고 그 계획에 대한 실천은 오롯이 학생의 몫이기에..
부모님은 학습적인 부분이 아닌 학습에 필요한 다른 부분들을 채워주는 게 오히려 아이들 학습에 더 도움이 됩니다. 하위권을 맴도는 학생에게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내 아이가 게임만 하고 있으면 아무래도 불안하기에 조금이라도 선행학습을 하게 하여 공부를 시키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배우겠다는 자세와 열의가 없으면 선행학습은 돈 낭비, 시간낭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남이 하니깐 내 아이도 해야 한다.
공부 이외에는 길이 없다.
SKY를 가야만 그래도 우리 아이(자녀)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공부하여 대학을 가지만 대학을 나오면
남과는 다른 길을 가라.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새로운 기획안을 만들어라.
신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라.
창의성...
새로움...
낯섦...
남들이 가지 않은 길...
기존에 배우던 방식과 다르게 '새로움'을 요구합니다. 대학까지 다니며 배운 지식들은 결국 새로움이 없다면 사용할 수 없는 지식이 되고, 무가치한 것들로 변합니다.
아직은 우리 교육 현실이 이런 '새로움'까지 포용할 역량이 되지 않기에... 가정에서만이라도 이런 새로움과 낯섦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자녀로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덧붙여) 다음 글에선 부모님들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학습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