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만나서 반가워요!
아침에 등교하면서 "안녕하세요"라고 크게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
아침부터 분주한 업무 처리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음소거되어 안 들린 건지도 모르겠지만.
친구들끼리도 친한 아이들 몇몇만 인사를 나눌 뿐, 아침에 교실에서 친구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분위기는 아직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오늘 고른 그림책은 '인사'.
'인사'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먼저 표지를 살펴보며 어떤 내용의 그림책일 것 같은지 추측해 보도록 했다.
"인사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 같아요."
"처음에는 인사를 잘 안 하다가 나중에 잘하게 된다는 이야기 같아요."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하자 흥미진진한 그림책 이야기 속으로 아이들이 금세 빠져든다.
"여러분도 인사와 관련된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인사와 관련된 경험이나 감정을 포스트잇에 이모티콘으로 그려보고 설명도 간단히 써서 붙여 주세요."
사각 포스트잇 속에 인사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과 감정들이 표현되어 나왔다. 다 발표할 시간이 없어서 일단 교실 앞 칠판에 붙이고 서로가 읽어보며 마무리하려고 하였는데 땡땡이가 나에게 가까이 와서 귓속말로 작게 말을 건넨다.
"(다른) 선생님한테 인사했는데 그냥 쓱 지나가셔서 민망하고 기분이 나쁜 적이 있었어요."
"아, 그랬구나. 엄청 속상했겠다.(선생님이 대신 미안해. 바쁘셔서 그랬을까.ㅠ)"
옆에 있던 명랑이가 포스트잇을 붙이며 혼잣말처럼 또 한마디 툭 내뱉는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웃 어른들 만났을 때 인사 해도 제대로 받아주지도 않고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어요. 그런 걸 몇 번 당하다 보니까 이제는 아파트에서 만나는 어른들에게 인사하기 싫어졌어요."
"에고, 그랬구나. 왜 그러셨을까. 엄청 속상했겠네...."
그리고 발표할 때 늘 씩씩한 씩씩이가 또 가까이 다가와서 말을 건넨다.
"저, 사실은요. 그림책에 나오는 여우처럼 이웃집 아줌마한테 인사를 안 해서 엄청 찝찝했던 적이 있었어요."
" 아, 그랬구나. 그림책 보면서 엄청 공감되었겠다. 아줌마 다시 만나면 어떻게 할 거야?(미소)"
" 먼저 인사 꼭 할 거예요!"
" 그래, 씩씩아 잘 생각했어. 용기 내서 먼저 한 번 인사드려보렴. 아마 인사받아주실 거야."
" 네! 꼭 인사 먼저 할게요!"
마스크 속 씩씩이의 밝은 웃음이 느껴진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뻤다.
정말 순수하고 투명하고 고운 아이들이다.
단지 그림책을 읽어주기만 했을 뿐인데, 마음에 담아두었던 속 이야기들을 스스로 와서 쏟아내는 아이들. 앞으로도 그림책 읽어주기를 매일같이 꼬옥! 해줘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속을 더 깊게 들여다봐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다시금 품어보게 되었다.
"아침에 선생님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눈 맞추면서 인사 꼭! 잘 받아줄게!
우리 아침마다 반갑게 웃으며 크게 인사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