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려도 괜찮아

틀려도, 달라도, 괜찮은 교실을 꿈꾸며

by 윤미소


수학 시간에 문제를 풀다가 누군가가 틀린 답을 말하자 아이들이 웅성대며 그 친구에게 뭐라 한다.


"그거 아닌데."

"그거 답 아니잖아."

"거기 먼저 푸는 거 아닌데."

"선생님 그거 답 아니지 않아요?"


수학 교과서에 지혜와 준서가 문제를 푼 걸 보고 옳게 푼 친구를 찾는 문제가 나왔는데 아이들이 또다시 술렁거린다.


"지혜가 틀렸어요."

"어떻게 저렇게 풀 수가 있냐."

"선생님, 지혜는 공부 못하는 애고 준서는 공부 잘하는 애인가봐요."

"아무리 공부를 못해도 어떻게 저렇게 푸냐."


안되겠다.

이 그림책은 이미 저학년때 많이 읽어주셨을 것 같아서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오늘 읽어주어야 하는 날인 것 같다.

수학 하다말고, 그림책을 꺼내어 펼쳐 들었다.

책 표지를 보자마자 아이들이 기대감과 익숙함으로 조잘댄다.


"일학년 때 선생님이 읽어주셨던 책이다!"

"선생님, 저 그 책 읽어본 적 있어요."

"틀려도 괜찮아? 와 막 틀려도 되나보다."


5-1 국어 2단원 '경험을 떠올리며 읽기' 와 연계해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거라고 아이들에게 일단 강조하고(갑자기 왜 이 그림책 읽어주냐고 할까봐) 나의 경험을 떠올려보며, 혹은 그림책 속 주인공에 공감해보며 읽어보자고 했다.


"선생님, 그럼 알아도 틀린 답 말해도 돼요?"

"와, 틀려도 괜찮으니까 틀린 답 말해야지."


"여러분, 일부러 틀린 답 말하라는 게 아니겠죠? 틀릴까봐 두려워서 말 못하는 일 없이 자신감있게 얘기해도 된다는 거예요. "


다 읽고 나서는 나의 경험과 비교해서 느낀 점 써보도록 하고 마무리했다.


지금도 수업 시간에 마구 손 들면서 열심히 발표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조금은 긴장하고 있는 아이들도 아직 여럿 보인다. 그 아이들에게 오늘 읽어준 '틀려도 괜찮아' 그림책이 조금이나마 위안과 용기를 주었길 바란다.




틀려도 괜찮아!
근데 일부러 틀리지는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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