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을 잃지 않는 삶
만물은 생성하고 머물다 변화하고 소멸합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 하고 생주이멸(生住異滅) 합니다.
태어났으면, 성장하고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은 어떤 것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우리 몸을 오십 년, 육십 년 끌고 다니다 보면 폐차 직전까지 갑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것이 있습니다.
스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보라. 중심은 늘 새롭다. 영혼에 나이가 있는가. 영혼에는 나이가 없다. 영혼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그런 빛이다."
우리는 종종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마음은 여전히 길가에 핀 작은 꽃을 보면 설레고, 볼을 스치는 바람결에 시인의 감성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육신은 나이를 먹어 늙어가지만, 마음은 그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자유로우며, 끝없이 확장됩니다.
마음으로는 무엇이든 하지 못할 것이 없고, 어딘들 가지 못할 곳이 없습니다.
흔드는 바람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매일의 선택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일...
맹자는 "하루아침에 물거품 같은 근심을 하지 말고 일생을 두고 할 의미 있는 근심을 하라"고 일렀습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무엇을 사랑하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끊임없이 되묻는, 철학적인 사유이자 삶의 태도인 것입니다.
내가 선택한 삶,
남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나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삶!
삶은 매 순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세상살이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바람으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외부의 파고를 마주하며 흔들리곤 합니다.
하지만 보십시오.
아무리 사방에서 거센 바람이 불어와도, 저 하늘가의 달은 결코 미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팔풍취부동천변월(八風吹不動天邊月)’.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여덟 가지 바람, 즉 이득과 손해, 좋은 평판과 나쁜 평판, 칭찬과 비난, 괴로움과 즐거움
—이 모든 것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자신의 중심을 지킬 수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진정한 강인함은 시련 속에서 비로소 빛을 발합니다.
‘설후시지송백조(雪後始知松柏操)’.
눈 내린 겨울, 다른 나무들이 일제히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을 때, 소나무와 잣나무는 묵묵히 푸르름을 지킵니다.
폭설이 내려야만 비로소 송백의 변치 않는 기개가 드러나듯이, 사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고난이 닥쳤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진면목과 진정한 인격이 드러나기 마련이지요.
그러므로 진정 '잘 산 인생'이란, 의(義)를 저버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양심을 끝까지 지켜낸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혹 지금, 견디기 힘든 고통 앞에서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시련이 찾아오는 걸까?"라며 깊이 한탄하고 계신가요? 어쩌면 지치고 버거워 눈물을 훔쳤던 순간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뜨거운 불길에 달궈질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무쇠처럼, 숱한 역경을 뛰어넘으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 속에서 보이지 않는 힘과 지혜를 길러왔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맹자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天將降大任於斯人也
(천장강대임어사인야)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에는,
必先勞其心志
(필선노기심지)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苦其筋骨
(고기근골)
근육과 뼈를 깎는 고난과 고초를 당하게 하며,
餓其體膚 窮乏其身行
(아기체부 궁핍기신행)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은 빈곤에 빠뜨려,
拂亂其所爲
(불란기소위)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是故 動心忍性
(시고동심인성)
하늘이 이렇게 하는 것은 그 마음을 흔들어 참을성을 기르게 하기 위함이며,
增益其所不能
(증익기불능)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을 능히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맹자 / 고자장구상(告子章句上))
그렇습니다. 산다는 것은 순탄한 날과 힘겨운 나날이 교차하는 여정입니다. 지금 겪는 어려움이 어쩌면 더 큰 지혜와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소중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절대로 좌절하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며, 견고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진정한 실패는 넘어진 자리에서 영원히 일어나지 않는 것이죠.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한, 모든 시련은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하나의 소중한 교훈을 배우며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40세에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고, 50세에 천명을 알았으며, 60세엔 귀가 순해졌고, 70세에는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
✓ 40세 불혹 (不惑)
40세에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십 세에는 경제적인 성공, 인간관계에서의 위치, 자녀 양육 등 수많은 외부적인 기준과 세상의 온갖 유혹과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굳건히 하고 '무엇이 나에게 진정 중요한가'를 깨닫고, 옳고 그름을 분명히 알아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과 판단력을 가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주변 환경이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굳건히 걸어가는 지혜로운 나이입니다.
✓ 50세 '지천명(知天命)',
50세에 천명을 알았다.
천명(天命)은 자신이 타고난 재능과 기질, 그리고 이 세상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사명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인생의 중반기를 넘어서며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물질적인 성공이나 사회적 지위를 넘어, 자신이 진정으로 기여하고 싶은 분야,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는 일에 집중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죠.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깨달음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60세 '이순 (耳順')
60세엔 귀가 순해졌다.
육십 세가 되면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그 본질을 꿰뚫고 ,그 말에 휘둘리거나 거슬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포용하고 이해하며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경지를 의미합니다.
인생의 풍파를 겪으며 축적된 경험과 지혜로 타인의 입장을 깊이 헤아려, 다양한 의견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수용하고, 심지어 자신을 비난하는 말조차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결국 이순의 경지는 외부의 소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소리를 편견 없이 조화롭게 받아들이며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도 귀 기울여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는 지혜로운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70세 '종심(從心)'
70세에는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더라도 그것이 도리나 사회적 규범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 상태를 뜻합니다. 삶의 모든 경험과 지혜가 몸에 스며들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선하고 올바른 행동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시기입니다. 억지로 자신을 억누르거나 애쓰지 않아도, 인격과 지혜가 완숙해져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진정한 자유와 해탈을 얻는, 가장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자님께서는 15세의 '지학(志學)'부터 시작하여 30세의 '이립(而立)', 40세의 '불혹(不惑)', 50세의 '지천명(知天命)', 60세의 '이순(耳順)', 그리고 70세의 '종심(從心)'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평생에 걸쳐 도달해야 할 정신적인 성숙의 단계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삶이란 외부와의 다툼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기 자신과 화해하며 온전한 평온에 이르는 아름다운 여정임을 상기시켜줍니다.
노자의 가르침 또한 삶의 균형에 대한 깊은 지혜를 안겨줍니다.
"넉넉한 줄 알면 욕되지 않고(知足不辱),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知止不殆)."
무엇이든 지나치면 상처가 되고, 멈출 줄 아는 자만이 흐름 속에서 고요한 중심을 잡습니다. 오래 지속될 수 있는 힘은 바로 그 절제에서 비롯됩니다.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욕심의 길을 멈추는 순간, 마음은 비로소 고요해지고 우리는 진정한 자신과의 화해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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