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은주에게 바치는 다이아몬드 – 사랑의 증명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정훈은 속초 리조트의 바다 곁에서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하루는 정해진 의전도 회의도 없이,
은주의 아침 인사와 리치, 럭키의 꼬리 흔드는 소리로 시작됐다.
어느 늦봄의 저녁,
정훈이 테라스에서 커피를 내리려던 찰나, 은주가 조용히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여보, 아직도 기억나?
당신이 프로포즈하던 날 준 그 반지…
반짝이진 않지만, 난 지금도 그게 제일 좋아.”
정훈은 그 말을 듣고 미소 지었지만, 그날 밤 혼자 서재로 돌아온 그는 조용히 오래된 노트를 꺼냈다.
먼지 낀 종이 위에 그는 한 줄을 꾹 눌러 써내려갔다.
“세상이 준 보석보다, 내가 평생 지켜줄 보석 하나 – 은주에게”
다이아몬드의 이름: 소중함
그날부터 정훈은 비밀리에 준비를 시작했다.
서울 강남의 한 보석갤러리와 협력해
세계 유일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주문 제작했다.
55캐럿의 다이아몬드.
맑고 투명한 중심부에는 작고 섬세한 각인이 새겨졌다.
“To Eunju – You are my forever.”
1개월 뒤
정훈은 어느 조용한 주말 아침, 은주를 차에 태웠다.
“어디 가는 거야?”
“가보면 알아.”
도심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유리 외벽이 햇살을 반사하던 고요한 보석갤러리였다.
직원이 예의를 다해 그들을 맞았고,전시실 가장 안쪽에 놓인 단 하나의 케이스가 조명을 받으며 빛나고 있었다.
정훈은 조용히 그것을 들어 은주의 목에 걸었다.
그녀의 눈이 커졌다.
“이거… 뭐야, 여보. 왜 갑자기 이런 걸…”
그녀의 목에 닿은 찬란한 다이아몬드는, 그러나 과시가 아닌 고백이었다.
정훈은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나는 지금껏 수많은 보석, 빌딩, 회사들을 가졌어.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당신과는 바꿀 수 없어.
당신은 리치보다 먼저 내 곁에 있었고, 럭키보다 먼저 내 인생을 구했어.
나는 이제야 정말로 말할 수 있어.
당신이야말로, 내 인생에서 가장 귀한 다이아몬드야.”
은주는 말을 잇지 못했고, 대신 그의 손을 꼭 잡았다.
그날 밤
속초 리조트의 해변 테라스.
바람은 잔잔했고, 달빛이 수면 위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다.
정훈과 은주는 리치와 럭키를 무릎에 앉히고, 조용히 와인 한 잔을 나누었다.
은주는 목에 걸린 다이아몬드를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웃었다.
“사실… 나도 하나 준비한 게 있어.”
그녀는 작고 얇은 상자를 꺼내 정훈에게 건넸다.
그 안에는 문장 하나가 정교하게 새겨진 문장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그 문장은, 정훈이 첫 책 『사랑하라, 그리고 창조하라』에서 썼던 문장이었다.
“내가 사랑한 이유는, 당신이 늘 나를 먼저 생각해줬기 때문이에요.”
정훈은 목걸이를 바라보다가, 은주의 눈을 마주보며 미소 지었다.
그 무엇보다 값진 목걸이였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빛나는 고백이었다.
은주는 그날 밤,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조용히 말했다.
“당신은 이제 세상에서 다 가진 사람처럼 보여.
하지만 난 알아.
당신이 가장 원했던 건, 바로 이 순간이었단 걸.”
정훈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대답했다.
“응. 난 늘 당신과, 리치, 럭키, 그리고 서연…
이 소중함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고 싶었어.”
그날 밤, 침실 창으로 파도 소리가 살며시 들어왔다.
은주는 정훈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고, 리치와 럭키는 조용히 그 발밑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한 남자가 세상의 끝에서 찾은 진짜 보석은, 가장 가까운 이의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