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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차이를 만든다

논어에서 말하는 습관의 중요성

by 생각의 힘 복실이

아침 일곱시 반, 고향 마을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사는 후배가 카톡을 보내왔다.

"어머니, 건강하게 잘 계셔요" 라는 멘트와 사진 한 컷이다.


엄마가 보행기를 밀며 걷고 있다.

엄마 옆으로 하우스와 논이 보이는 걸 보니, 아침 먹기 전 논물보러 길을 나선 듯하다.


잠이 깨며 힘이 난다.

엄마가 오늘도 씩씩하게 하루를 시작하신 걸 보니 반갑고 고맙다.


한여름 농사박사 시골 엄마의 일상은 단순하다.


아침 일곱시에 깨어 마을 한 바퀴 돌고 홀로 아침을 드신다. 식사 후에는 바로 마을 회관으로 출근, 거기서 시골 동무들과 어울려 놀다가 점심과 저녁을 드신 후 해질 무렵 집으로 퇴근해 씻고 주무신다.


중간중간 자식들의 안부전화를 받고, 주말에는 인근 도시에 사는 아들과 딸의 방문을 받고 밥 한끼를 함께 하거나 목욕탕에 가시거나 소소한 쇼핑을 한다.


오늘 아침의 옷차림을 보니, 지난 주말 광주사는 누나가 사준 것이다.

오늘 회관에 가시면 동네 할매들에게 딸이 사준 거라고 자랑하시겠지, 하는 상상에 웃음이 난다.


환자인 내 일상도 농한기 시골 엄마처럼 단순하다.


아침 일곱시경 눈을 뜨면 간 밤의 카톡과 주요 뉴스를 확인한다.

오늘 해야할 업무도 체크하고, 블로그와 최근 글을 올리기 시작한 브런치스토리도 둘러본다.


한시간 지나 아침을 먹고 거실을 왔다갔다 이십여분 걸은 다음 샤워를 한다.


하루 세끼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2리터의 물을 마시고, 최소 팔천 보를 걷는다. 날씨가 덥거나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엔 핸드폰을 손에 쥔채 거실을 걷는다.

걸음을 체크하는 어플을 깔아 저녁에 팔천 보를 채우면 하루 200원을 받는데 그돈이 6만원을 넘었다. 루틴을 지켜온게 10개월은 된 듯하다.


작년 8월 중순 방사선치료를 받으며 도움받았던 암병원을 퇴원한 후 집으로 온 후부터 지켜온 습관이다.


십여미터 남짓한 거실바닥을 왔다갔다하여 습관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공자님은 '성상근야 습상원야'라고 했다. 본성은 가까우나 습관은 멀다.


인간의 본성은 비슷하나 개인의 습관은 차이가 있다. 그 차이나는 습관이 삶의 차이를 만드는 법이다.


습관이 차이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걷고 내일도 걸을 것이다.


논어의 첫 문장,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의 의미도 재해석한다.


지식을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를 넘어

몸으로 배우고 때마다 습관화하면 그 차이에 기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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