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윙맨 Feb 19. 2018

고다이라 약물 논란, 2진수 합리적의심의 비극

이진인들의 2진법 사고방식

어젯밤 집에 들어가니 막 이상화의 마지막 무대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이 무대는 이번 평창올림픽 기간 중 나에게 가장 따뜻한 장면이었다.






이상화가 비록 금메달은 따지 못했더라도,

경기가 끝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복받쳐서 울음이 터져 나왔고,

오랫동안 그의 라이벌인 고다이라는 옆으로 다가와서 그녀에게 품을 내주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에게 안겼고, 다정하게 여러 가지 말을 나눴다.


이게 스포츠였고, 스포츠가 전해주는 연결이자 따뜻함이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동경했고, 이상화는 고다이라를 좋아했다.

오랜 시간 동안 국제무대에서 함께 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 이상화의 인터뷰도 그들의 관계를 잘 설명해준다.


- 이상화가 바라보는 고다이라는.

우리는 절친한 사이다. 고다이라와 경기했을 때 (성적을 떠나서) 기분 나쁜 적이 없었다. 사실 1000m를 타는 이유가 500m를 위한 것이다. 고다이라는 (이번 대회에서)1500m까지 도전했다. 힘들었을 것이다. 자기 관리를 너무 잘한다. 2014년 소치 대회 끝나고 둘이 얘기한 적이 있다. 당시 아스타나 월드컵 때였는데 고다이라와 버스 기다리며 사진을 찍었다. 그가 내게 “평창에서는 네가 1등하고, 내가 2등할게”라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네가 1등해, 내가 2등할게”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내가 2등했다.(웃음) 누가 이기든 격려 해주는 사이다. 시즌이 끝나도 서로 택배를 주고받는다. 내가 일본 음식을 좋아해서 한국에서도 잘 사먹는데 고다이라가 (현지에서) 잘 사주는 편이다. 나 역시 고다이라에게 선물을 한다.




그냥 훈훈함과 달달함이 끝나지 않는다.






비하인드스토리를 듣고 이 사진을 보니 다시 한 번 뭉클함이 느껴진다.





이 포스팅에 어제의 훈훈함을 업데이트하려고 내용을 찾아보다 

또 2진수 사고를 하는 이진인들을 봤다.


고다이라 약물 논란 






나도 장난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굉장히 진지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들을 이진인이라 부른다.

최근 계속 비슷한 내용이 주제가 되는데 이진인의 사고방식은 이러하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면 그 결과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건 합리적 의심이다.



0과 1밖에 없다.


나는 무슨 대단한 테스트 결과나 주변인의 증언이 나온 줄 알았다.

이진인들이 가진 합리적 의심의 근거는 '고다이라의 나이'밖에 없었다.


그런 거 합리적 의심이나 의혹 제기할 수 있는 것 아니다.

이건 관심법이라고 불리는 뇌내 망상이다. 



물론 고다이라가 약물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진인들의 뇌내 망상을 합리적 의심으로 포장한 의혹 제기가 정당화되진 않는다.


그 의혹 제기를 합리화할만한 근거들의 무게가 충분하고 개연성이 있어야 합리적 의심이 된다.

그 이상은 알아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래서 난 이진인들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다.

그들이 2진법을 사용하길 원한다면, 그렇게 해줄 수 있다.


너 초딩이니?



적어도 내 경험과 지식과 상식으로는

합리적 의심과 의혹을 이 정도 수준으로 '당당하게' 제기하는 것은 

논리 개념을 배우기 전인 중등교육 이전이다.


10진수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5진수 정도까지는 한 번 사용해보자. 






이런 국기 모습 하나에 집착하는 것은

국뽕도, 애국도 뭣도 아니다.


그냥 비논리고 몰상식이다. 







둘이 그냥 따뜻하게 봐주자.


한국인 상화와 일본인 고다이라가 아닌

스케이트 친구로서 오랜 우정을 나눈 인간 상화, 고다이라로 봐주자.


그렇게 볼 수 있게 되면, 세상 참 따뜻하다.






세상이 삭막한 게 아니라, 

이진인, 너희가 세상을 삭막하게 만드는 거란다.



작가의 이전글 평창올림픽 데일리 사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