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四國) 오헨로 순례(13화)
국민숙사토사(國民宿舍土佐)!
13. 13일째(34번 ~ 36번 절) - 국민숙사토사(國民宿舍土佐)!
1월 25일(월)
셋케이지를 출발하여 따사로운 아침햇살을 받으며 13일째의 순례를 시작한다.
소학교 학생들의 등굣길 새싹같은 아이들의 종종걸음
34번 절 다네마지에 도착. 길가 무인 판매대에서 처음으로 100엔 내고 토마토를 사서 먹는데 너무 시원하고 맛있다. 속이 다 시원하다. 토방으로 길게 나 있는 길을 따라 가는데 나른하고 졸립다. 10시 경, 지나는 마을의 이름이 지도상에 이노마을인데 어째 멀리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산책 나선 아주머니께 물었더니 역시 길에서 약간 벗어났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 길을 죽 따라가면 만나다고 한다. 어젯밤과 새벽녘 잠을 못 잔 게 그대로 표가 난다.
고속도로 다리를 지나서도 한참을 지나 다리를 건넌 뒤 거꾸로 35번 절 기요타키지를 향한다. 원래는 토사 시내를 거쳐 들어가야 하는 건데 멀리 돌아와서 토사 외곽으로 해서 기요타키지 입구에서 드디어 오헨로 길을 찾아 절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예까지 오는 동안 오늘은 참 지도도 많이 들여다보게 된다.
절에서 나와 36번 절을 향해 가는 길에 토사 시내를 지난다. 배도 출출할 무렵 반찬집을 들여다보는데 이제 막 밥을 퍼서 도시락을 싸는 게 눈에 들어오고, 동네분들이 사 가는 게 정겨워 나도 들어가 빈 의자(딱 하나)에 눈치 없이 앉아 맛있어 보이는 것으로 두 개를 골라그 자리에서 먹으며 함께 수다를 떤다. 또다른 동네분이 들어오며 우리의 수다는 한층 고조된다. 역시 아주머니들과 얘기해야 수다 떠는 게 재미있다.
반찬 가게
만약, 우리 동네 반찬 가게였다면 이런 수다를 떤다는 건 상상도 못했을텐데. 유쾌하고 즐거운 점심을 먹고 나선다. 토사 시내의 정겨운 볼거리는 길 옆으로 수로가 놓여져 있는데 얼마나 물이 풍부하고 깨끗한지 이러니 토사츠류 사케가 맛있겠지 싶다.
3시 반, 도착한 곳은 우사마을 쇼류지를 건너는 대교(우사오하시바시)를 앞두고 훼미리마트에 들러 오늘의 먹을거리를 사는데 종업원 말이 여기선 가츠오사시미가 유명하다며 그 장소를 가르쳐주는데 그게, 내가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한참을 가야만 하는 곳이다. 갈까말까 망설여진다. 과연 쇼류지까지 5시 안에 들어설 수 있을까? 그래도 가츠오사시미라는데. 짐을 마트에 맡겨두고 뛰기 시작해서 20여 분을 달린다. 항구, 해안가를 또 달린다. 파란 하늘, 파란 바다. 파랗게 질리는 내 얼굴. 어제에 이어 또 달린다. 어제보단 몸이 한결 가볍지만그래도 또 달리다니. 사시미를 사 들고 다시 마트까지 되돌아 달린다. 우우. 단내가 난다. 등줄기에 땀이 밴다. 오늘밤 가츠오사시미를 먹을 생각에 힘든 것은 잠깐.
다리를 거의 다 건너니 4시 10분이다. 다리 건너 쇼류지까지의 길은 해안길을 따라 간다. 산길도 있지만 그러기엔 5시까지 댈 수가 없을 것같다. 5시에 겨우 도착한 36번 절 쇼류지(靑龍寺), 모녀인 듯한 두 분이 막 정리를 하고 있던 참이다.
쇼류지 계단 아래에서
숙소에서 픽업해준다기에 대기 중
그리고 이어 도착한 오늘의 숙소
국민숙사토사(國民宿舍土佐)
와, 역시 그림이다. 이런 숙소를 단돈 2,700엔에 머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는 노천탕까지.
저녁 식사거리를 내 놓고 만찬을 즐긴다. 토사 시내에서 산 도시락과 우사에서 산 가츠오사시미, 그리고 33번 절 셋케이지에서 사서 남은 토사츠류 사케로 혼자만의 즐거운 만찬을 즐긴다.
33.셋케이지(雪溪寺) - 36.쇼류지(靑龍寺) / 도보거리 30km
33.셋케이지(雪溪寺) - (6.3k) - 34.다네마지 - (9.8k) - 35. 기요타키지 - (13.9k) - 36.쇼류지, 쇼류지에서 숙소까지 픽업
숙소 : 國民宿舍土佐(088-855-3074)
컵라면 216엔,커피 260엔
가츠오사시미 외 610엔
토마토(무인) 100엔,
세탁비 200엔,노쿄비 1,200엔
숙박비:2,700엔(스도마리)
소계 : 5,286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