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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날 Jun 21. 2021

[독서일기]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 이자경

플로깅이 뭔가요?

얼마 전 빌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을 읽으면서 가족 걷기를 시도했었다. 왕복 2~3시간 거리를 두차례 걸었다. 오전에 집에서 출발해 맛있는 점심을 먹고 걸어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아이는 힘들다고 했지만, 곧잘 따라와주었다. 그리고는 정말 진하게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엄마, 차 타고 가면 되는데 왜 걸어가?"

"음, 그냥. 운동도 하고, 일주일에 하루는 차를 안 타면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난 매일 태권도 가서 운동도 하고, 매일 걸어다니는데?"

"응. 그러네"


아이와 같이 걷는 건 포기하고, 남편과 주말 아침 걷기를 하고 있다. '나는 지금 왜 걷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사실 의미를 좀 찾아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플로깅(plogging)을 소개하는 책의 출간 전 연재를 보게 되었다.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것, 오~ 괜찮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플로깅을 설명하고 주말에 걸을 때 쓰레기를 주워보자고 제안했다. 코로나 때문에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누가 버린 건지도 모르는 쓰레기를 왜 줍냐는 답이 돌아왔다. 장갑을 끼고 집게로 주우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아이도 아빠와 같은 생각이었다. 네 아이와 함께 9년째 생활 속 쓰레기를 줍고 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사실 환경을 만들어 준 부모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자연을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와 반응이 몹시 놀라웠다.


우리 가족끼리 쓰레기를 주운 것이 아니라 함께하면서 더 큰 에너지를 얻었다. 지식이 아니라 삶이 되도록 하는 교육,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 애쓰기보다 직접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90~91p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환경을 부모 세대들이 훼손하며 사용하고 있어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편리함이라는 유혹을 쉽게 포기할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플로깅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고, 그 실천 행동을 통해 여러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관심이 갔다. 요즘은 친환경이 대세니까.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에 동참해보고 싶은 마음이랄까.


올해 가장 핫한 ESG경영에 맞추어 일상에서 편하게 사용하고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많은 일회용품이 빠른 속도로 친환경 제품으로 바뀌어나가길 바라고, 개인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아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쓴 타일러가 강조했듯이, 우리에게 두 번째 지구는 없음을 잊지 않아야 겠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살아있는 교육을 실행하는 지구특공대 가족의 이야기에 부러움을 한 가득 가져본다. 플로깅이 화려하거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대단해보인다.


조금씩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어보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환경에 관심이 생겼고, 삶의 태도를 바꾸면서 가치관도 바뀌었다. 170p


2021.06.21. 어른이 되어가는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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