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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경,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국민대와 숙명여대에 논문 표절 검증 요구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표절 의혹을 받은 논문은 총 5편이다. 이 중 4편은 국민대의 박사 과정을 거치며 집필한 것이다. 국민대는 의혹 논문들에 관한 표절 조사에 착수했으나, 4편 모두의 표절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문제가 제기된 논문 중 3편은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나머지 1편은 검증 불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민대의 보도 자료에는 “타인의 연구 내용 또는 저작물의 출처 표시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는, 표절을 인정하는 듯한 문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표절임을 인정하면서도 연구 부정행위라고 판정하지 않은 국민대에게 비판의 눈길이 쏠렸다. 이후 한국사립대학교교수회연합회와 전국교수노조 등 14개 단체는 ‘국민검증단’을 결성하고 자체 표절 검증을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검증단은 내부 검증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가 된 논문의 표절을 인정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박사 학위 논문이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의 논문 일부를 그대로 복사해 붙였다’, ‘지식 거래 사이트와 점집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 글을 그대로 베낀 문장이 146개에 달한다’, ‘신문 기사와 개인 블로그의 글을 그대로 복사했다’는 이유였다. 국민검증단은 국민대 측에 재조사위원회 명단과 최종 보고서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고,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민대는 국민검증단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국민대의 행보 이후, 남은 한 편의 논문 표절 유무와 숙명여대의 조사 결과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9년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 제출되었던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는 표절 심의 프로그램 검사 결과 표절율이 42%에 달했고, 총 48페이지 중 42페이지에서 표절 정황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에서는 현재 연구 기준을 적용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22년 전에는 숙명여대 연구윤리규정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숙명여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구성하고 예비조사를 실시했지만, 정치적 압박을 이유로 약 9개월 동안 본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예비조사 결과 승인 후 30일 이내에 본조사를 시작하고, 90일 이내에 본조사가 완전히 완료되어야 한다. 그러나 숙명여대는 2022년 11월 25일에서야 본조사 시작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며 겨우 본조사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숙명여대가 발송한 공문에는 12월 중순 본조사가 시작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으나, 정확한 본조사 회의 개최 날짜와 조사 위원 명단 등이 나와 있지 않다. 본조사 결과는 2023년 3월에나 공개될 예정이나, 예정된 날짜에 결과가 제대로 나올지도 알 수 없다. 이미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알린 숙명여대가 투명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1]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사건 타임라인 정리
[2] 김건희 씨의 논문표절에 대한 숙명의 반응
- 숙명민주동문회
-재학생
-숙명여대 교수협의회
-장윤금 총장
2022년 12월, 드디어 숙명여대는 김건희 씨 석사 학위 논문에 대한 본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예비 조사가 이뤄진 지 9개월 만이다. 규정이 지켜진다면, 이르면 3월에 표절 여부에 대한 결과가 발표될 것이다. 앞서 본조사를 완료한 국민대는 4편의 논문 모두 표절이 아니라는 결과를 내놨고, 이 결과는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는 대한제국 황실이 1906년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족 여성 사학이다. 116년 동안 숙명은 누군가에게 새로운 세상이 되어주었고, 학문의 숭고함을 가르쳤으며, 정의와 연대를 만나게 해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숙명은 살아있는 학문이 보호되는 공간으로 존재한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논문 표절 본조사에서 나의 숙명이, 우리의 숙명이 용기를 내어 학문의 정의를 보호해주길 바란다.
권력은 유한하고, 학문은 무한하다. 숙명은 유한한 것에 무한한 것을 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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