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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팽이 농부 Jan 09. 2021

달팽이 새로운 시작 - 1

part-1

회사 이직 후 지인 소개로 알게 된 달팽이농장을 알아보게 되었다. 

나도 나름 외식업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고 생각했지만, 식용달팽이를 접해 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달팽이농장을 다녀보며 식용달팽이에 대하여 자료를 수집하며 보냈다. 

사업계획서도 작성해 보며 계획을 세워나갔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었다. 

결혼 2년 차였던 해라 작은 아파트에 신혼 전세대출이 포함되어 사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전세금 빼봐야 대략 7천만 원 정도였다. 이 자금으로 땅 구하고 살 집 마련하고 농장을 짓는다는 것이 가능키나 하겠냔 말이다. 사실 처음엔 소개한 지인의 시골에 땅이 있어 동업 생각도 했었다. 

농장을 할 자리만 있다면야 집 구하고 농장 투자하는데 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동업은 아닌 것 같아 포기하고 혼자 해보기로 했다. 일단 처가가 있는 경기도 이천 부근으로 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집과 함께 땅이 100여 평 이상 있는 자리를 찾아다녔다.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집에 딸린 땅이라곤 조그만 텃밭이나 할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싸고 좋은 땅은 없다고도 하지 않나. 역시나 문제는 금액이다. 저렴한 금액으로 찾으려니 좋은 자리가 있을 리가 없었다. 농장을 시작하는데 비용도 하우스 짓고 분양받고 필요한 기물 구매하고 전기, 난방 등 초기 자금만 대략 4~5천만 원 정도는 예상해야 했다. 5천만 원 금액으로 농장은 시작할 수 있다 치자. 그럼 나머지 2천 가지고 땅 구해서 살 집 마련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나. 불가능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여기저기 알아보며 한 달여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지쳐가고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다시 또 핸드폰을 뒤적거리며 찾다 아내가 여기 어떠냐며 보여준다.

경기도 여주의 어느 한 곳인데 땅은 500여 평이 넘고 컨테이너 하우스가 있었다. 일단 보러 가자고 바로 나섰다. 도착하니 풀숲이 울창한 땅에 창고 같은 컨테이너 하우스와 작은 하우스 창고 등이 있었다. 

초장기 컨테이너 하우스 집터

조건은 컨테이너 하우스를 구매하고 땅은 임대하는 조건이었다. 뭔가에 홀린 듯 바로 계약을 해버렸다. 

컨테이너 하우스를 천오백만 원에 구매하고 땅은 월 10만 원에 10년간 장기 임대를 했다.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2천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해결이 된 것이다. 

한참 나중에 알게 된 방법이지만 절대농지(농업진흥구역)나 농지은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니다 보면 네모반듯하게 있는 논·밭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곳은 대부분 절대농지로 매우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데신 기본적으로 농업 분야로만 이용할 수 있고 건축은 할 수 없는 등의 조건이 있으니 잘 따져봐야 한다. 

다음으로 농지은행을 통하여 역시 저렴하게 농지를 입대하거나 매매할 수 있다. 

이 역시 임대 기간이나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또한, 우선순위가 있다. 1순위는 청년창업 후계농업경영인, 2순위 20·30세대, 3순위 후계농업경영인, 4순위 귀농인, 5순위 일반농업인 등 우선순위가 있다. 

현실적으로 이런 우선순위 조건으로 인하여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잘만 활용하면 농지를 저렴하게 구할 수도 있다. 난 이와 같은 사실도 모른 채 운 좋게 문중 땅이라고 하는 곳을 저렴한 가격에 장기 임대를 하게 된 것이다. 서울 아파트는 내놓으니 금세 계약이 되었다. 갈 곳도 정해졌고 살던 집도 계약됐다. 

이젠 정말 빼도 박도 못 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알아보기 시작한 지 불과 3개월여 정도 만에 정말 말도 안 되게 마음먹은 대로 달팽이농장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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