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다시 좀 전에 BTS 가사에서 되짚어 보자. 아프니깐 청춘이다? 그딴 위험한 정의가 제일 문제야. 왜 문제일까? 이 문제에 대해 아주 잘 얘기해준 스타가 있다. 바로 전 농구선수 서장훈이다. 참고로 서장훈은 우리나라 농구선수 중 1만 3231 점으로 득점을 가장 많이 한 살아있는 농구계의 전설이다. 지금은 아마 예능인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런 그가 이 문제에 직접 답변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얘기를 했다. 젊은 친구들에게 응원한다, 힘내라! 이런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니~라고 말이다. 한 예능 프로의 유행어이다. 즐기는 자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 다 뻥이다 라고 말한다. 이런 무책임한 말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들에게 점수 따고 좋은 얘기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즐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한다. 물론 작은 것에 만족하고 즐기며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까진 자신에게 냉정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그도 이루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인가란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난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많은 사람이 힘든 상황에선 힘내라, 잘하고 있어, 괜찮아 와 같은 말을 듣고 싶어 한다. 또 그렇게 말해주는 게 위로를 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착각일 수 있다. 여기서 "괜찮아"라고 하는 말에 진심은 무엇일까? 본심은 무엇일까? 한번 속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보자. 자신이 힘들고 상처 받을 수 있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는 아닌가. 괜찮다는 한마디로 상황을 무마시키고 벗어나고 싶은 것은 아닌가. 분명 힘들고 슬픈 일에 대한 명백한 사실을 외면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괜찮아 한마디가 나에게 너에게 자기 방어적 배려의 말로 끝날 수 있다. 쉽게 말해 위로하고 위로받는 듯하지만, 속마음은 그대로인 채 형식적인 말로만 끝나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를 회피 동기라고 한다. 즉,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을 말한다. 슬프고 힘든 일에서 벗어나고 싶은 건 당연하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벗어나냐는 것이다. 무엇이 힘들게 하는지, 무엇이 슬프게 하는지. 무엇이 행복하고 싶은 나를 방해하는지. 우린 이런 속마음을 알아주고 진정으로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속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나와 타인이 솔직한 위로를 받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럼 지금 와서 내 꿈은 뭘까? 꿈은 희망이 될 수도 있고 헛된 기대가 될 수도 있다 했는데? 굳이 헛된 기대 같은 꿈이라면 로또 당첨이다. 최소한 즐거운 기다림과 상상의 기대 정돈할 수 있으니깐. 그렇다면 희망이 되는 꿈은 뭘까. 여전히 꿈은 뭔가 거창해야만 할 것 같아 목표 정도로 해두자. 나의 목표는 지금 하는 일에 있어 최고가 되는 거다. 이것 역시 좀 거창한가? 원래 목표는 좀 달성하기 어렵고 높게 잡는 거라 배웠다. 그래야 목표에 최대한 근접하게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거라고. 그래서 그동안 회사 시절 인센티브를 받지 못했나? 처음부터 아예 줄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꿈이 꼭 거창해야만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사소하고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런 꿈은 많다. 그래서 난 나만의 보물 지도를 만들어 놓는다. 흔히 말하는 버킷리스트(bucket list) 같은 것이다. 그럼 누군가 또 그런 건 꿈이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있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소원이 꿈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죽기 직전 사형수의 소원은 보통 먹고 싶었던 음식을 얘기한다고 한다. 마지막 순간엔 된장찌개, 김치찌개 먹어보는 게 소원이 될 수도 있다. 둘 중에 고르라면 난 김치찌개일 것 같다. 어쨌든 난 보물 지도라 이름을 붙였다. 왠지 뭔가 특별해 보이지 않은가. 나만의 보물 지도에 내가 곧 이루고 싶은 것들을 메모장 식으로 적어 붙여 놓는다.
예를 들어 한 달에 한 번 근교라도 가족여행 가기. 내가 갖고 싶은 픽업트럭 사기. 엄마 모시고 해외여행 다녀오기, 나만의 멋진 농장 건설하기 등처럼 말이다. 이렇게 좀 더 현실적인 꿈을 하나씩 이루어 가는 것도 커다란 행복이 될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 했다. 별거 아닌 것 같고 사소해 보이는 꿈부터 이뤄 보면 된다. 작은 꿈부터 이뤄봐야 좀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 꿈이 뭐가 되었던 말이다. 지금 열심히 살아야 나중에 커다란 행복이 올 거라 믿고 있다간 도끼에 발등이 찍힐 수 있다. 성실하게 사는 거 좋다. 근데 그 성실함이 결국 우울감만 가져다줄 뿐이다. 이 무시무시한 도끼에는 고난 실패 역경 온갖 거지 같은 게 종합 선물처럼 들어 있다. 우린 이걸 기꺼이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는 자세를 준비하면 된다. 미래의 행복한 나를 꿈꾸지 마라. 지금의 행복한 나를 꿈꿔라. 나 자신이 행복해져야 한다. 그래야 내 가족 친구 지인에게도 행복을 나눠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희생과 헌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없다. 이유가 생기면 사랑은 사라진다. 이유가 없는 건 가족뿐이다. 그렇다고 희생과 헌신으로 나 자신이 행복해질 순 없다. 그건 착각일 뿐이다. 행복해지는 꿈을 만들어가면 된다. 그래서 나는 달팽이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우리 인생의 목적은 태어나기 위한 것이었고 우리는 그것을 다 했기 때문에 나머지 보너스 게임 동안 신께서는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故 가수 신해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