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내 삶이 조금은 장난스러웠음 좋겠다.

소꿉놀이 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만.

by 오끄

매일은 아니지만 정말 가끔은 숨을 쉬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힘든 날들이 있다. 그런 날엔 평소보다 부지런해지며 각종 반찬을 만들거나 손이 많이 가는 김치를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부지런해질 자신이 없는 날들은 그냥 침대에 누워 오늘 밤 잠에 들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에도 낮잠을 청하게 된다. 흘러가는 시간을 오롯이 직면할 용기조차 나지 않는 것이다. 그만큼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가져오는 부담감이 막중해지는 날들이 종종 나를 찾아오곤 한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면 조금 더 나아질까 싶어 매일 아침 약 한 시간 정도 바깥을 걷고는 했다. 그렇게 걷는 동안에도 오만 가지 생각이 나를 덮쳤고 나는 쓰나미 같이 몰려드는 여러 부담감에 정말 때로는 내 삶이 조금은 장난스럽게 넘어갔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짓궂을 정도로 익살스러운 장난이 내가 가진 이 무겁디 무거운 부담을 해결해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빗대어 비교하자면 모래로 가득 쌓은 밥그릇을 올려도 모두가 맛있게 먹어주던 소꿉놀이 쯤으로 밥상 위에 어떤 반찬을 올려야 할지 현실적인 주부의 고민을 해결하면 좋겠단 거다. 아무도 소꿉놀이를 무거운 마음으로 하진 않았을 거다.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주어진 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하고 싶다는 그런 알량한 생각에 젖어들었었다.


나이가 조금 더 들면 고민 거리가 더 줄어들 것만 같았었다. 그런데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깨달은 것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만큼 해결 능력이 더 늘어날 것이라 하느님이 믿으셨는지 되레 내 고민 거리는 폭 넓고 다양하게 생겨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얼추 해결되는 일들이 아직은 더 많지만 여전히 그 과정에서 수도 없는 마음 고생을 겪어야 한다는 점은 변치 않는 사실이다. 또 내 노력에도 불구 하늘의 뜻이 곁들여져야만 해결이 되는 일도 한두 개 생기다 보니 감정적으로 더 힘든 점도 없잖아 있다.


노력이 통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여전히 믿고 있지만 대체 얼마나, 얼마 동안 노력을 들여야 하는 건지 누가 좀 명확히 알려주길 바라는 한낱 인간으로서의 욕심이 내 삶을 조금 더 무겁게 하는 요즘이다. 언젠가 천근만근 무겁기만 했던 내 고민이 장난처럼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다려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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