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에서 팀을 바꾸다
2020년 12월 14일 월요일, 나는 팀을 바꿨다. 팀을 바꾼 이유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다. 배달 플랫폼에서 일한 지 이제 2년 하고 반이 넘었다. 2년 전부터 우버이츠에서 Operation 업무를 수행하고 지금은 쿠팡이츠에서 Operation 업무를 하고 있다. 2년 동안 초점을 맞췄던 업무는 달랐다. 우버에서는 매장을 통해 신규 고객 인입량을 늘리기 위한 Operation 업무를 수행했다면 쿠팡이츠의 1년은 만족스러운 고객 경험을 위해 주문 수락이나 빠른 배달시간 등 퀄리티에 주로 신경을 쓰는 업무였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접근하는 방식의 공통점은 있지만 고객의 성향을 분석해서 좀 더 돈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쪽과 운영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깊게 파헤치고 개선하는 방향은 달랐다. 사실, 재미는 전자에 더 있었다.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이 좋아하는 음식을 좀 더 노출시켜서 고객의 컨버젼을 높일 수 있을까 그리고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이런 생각과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퀄리티는 상대적으로 재미가 있지는 않았다. 먼저, 대상자가 상호 협력적이지 않았다. 내가 주로 상대했던 건 매장 점주분들이었다. 처음 쿠팡 이츠는 배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았고, 주문 수가 배달의 민족에 비해서 높지가 않은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우선순위는 배달의 민족과 홀 고객 분들이었고 통제받기를 원하지 않는 매장 점주분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문제를 파악해내는 데는 여간 쉽지가 않은 일이었다. 또, 주로 시키는 고객 연령층보다 매장 점주분들이 더욱 높아서 그들은 설득시키는데 제약 조건이 많았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쿠팡 이츠가 나름 성장을 빠르게 해서 지금 전국적으로 확장하고 있고 서울의 경우 매장의 주문 수가 배달의 민족에 뺨칠 정도로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매장에서도 이제는 어떻게 하면 스토어 점수를 올릴 수 있는지 직접 우리에게 물어보고 본인이 직접 개선하고자 하는 모습도 있다. 비록 빠르게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는 보기 힘든 것이 퀄리티이지만 상황에 따라 매장이 변화하고 있고 그런 상황 속에서 더 이상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을 하였다.
그래서 팀을 바꾸게 되었다. 나는 이제 매장 퀄리티 관리가 아닌 배달 퀄리티 관리를 담당한다. 이 직무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이었다. 배움에 대한 스펙트럼을 좀 더 넓히고 내가 현재 좀 더 알고 있으며 빠르게 학습하여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팀을 선호했다. 그래서 평소에도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지표에 대해 직접적으로 개선해나가는 팀에 오늘부터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타 팀이었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들어가서 직면하게 되니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껴졌다. 약간 야생에 온 듯한 느낌도 받았다. 2021년을 앞두고 새로운 시작이니 만큼 차분하게 내용을 이해하고 한층 더 발전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