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으면서 대화하는 가족들을 두고 일하러 방에 들어왔을 때
한 발자국 떨어진 상태에서 듣는 가족들 사이의 대화를 들으면서
내가 시간여행자라면 이런 기분일까?라는 생각을 한다.
30년 뒤 먼 미래에서 이제는 하나 둘 세상을 떠난 가족들을 뒤로하고 혼자 살면서
듣고싶어도 다시는 들을 수 없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싶어하다가
그렇게 더이상 의미가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다가
기적처럼 시간을 거슬러 30년 전 어느날로 뚝 떨어진 시간여행자로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라면,
그리고 그 사실을 누구도 믿지못하는 상황이 지금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너무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 대화들이 멀면서도 그립고, 그토록 다시 체험하고 싶어하던 그 사소한 일상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지금 당연하게, 아무것도 아니게, 시시하게, 언제나 영원할 것처럼 느끼는 일상은 언젠가 끝난다.
그리고 이토록 가치없게 느껴지던 일상은 그때가 되면 단 하루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모든 걸 바칠 정도로 간절한 순간이 된다.
현재는 너무 넘쳐서 그 가치를 희석시키고, 미래에서 바라본 지금은 너무나 희소해서 그 가치가 커진다.
대부분은 현재를 살면서 현재의 나로서 존재한다. 그러므로 현재를 당연하게 여기고 만다.
현재를 살면서 미래의 나로서 존재해본다면, 아주 사소하고 평화롭고 아무 일 없고 평범한 지금 이 순간이 눈물나도록 행복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