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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상하는 연필 Jul 31. 2015

잘 이별하기

나는 줄곧 이별에 서툴렀다. 

1.     


만나지 않았다면 모를까.     

만났다면,     

어느 순간에서는     

필시      

떠나야 하고     

떠나보내야 한다.           


사람은 두 부류가 있다.      


떠나고      

떠나보내는 것을      

잘 하는 사람과          


도통 그것을 어려워하는 사람.           


2.     


나는      

후자다.           


사람이던, 추억이던, 상황이던,     

익숙한 것이 떠나는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내내 머뭇거리고 아파하고      

떠난 후에도 자꾸 뒤 돌아본다.                


3.     


나는 그것이 낭만이고     

정이 많아서 좋은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별을 잘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현명한 사람인 지      

온 몸 사무치게 알게 됐다.               


4.     


이별이 서툴수록     

떠나고     

남는 것들이     

더 아파한다.           


이별이 서툴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민폐일 수도 있다.           


5.      


그리고

오늘,     

나는 두 말 할 것 없이     

민폐였다는 것을     

고백한다.      


잘 만나는 것만이

내 삶의 포커스 였는데


이제 

잘 이별하는 것을

내 삶의 포커스로 잡아야 한다. 


이것은 

다짐이 아니라

내일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레포트이자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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