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별 다른 사이가 될 수없었다
그 사람과
나 사이엔
별 다른 이야기가
있을 수가 없다.
수학의 정석
들추자마자 나오는
집합 문제를 공부하는 것 처럼
중요하지 않은
페이지에만
힘을 빼 버렸다.
투박한
감정의 교류.
색색별 형광펜 같은
추억들은
우리의 페이지엔
찾아볼 수 없고
이리저리
알 수 없는
줄 긋기와
괜한 낙서들만
우리의 페이지에
가득하다.
우리의 시작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더이상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우리는
그렇게
새학기마다
반복되는
반짝 열정 같은 것이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랬어야 했나보다.
너와 나의 페이지를
박 박
찢어
씹어 삼켰어야 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