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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상하는 연필 Apr 12. 2018

기다림은 낭만과 맞닿아 있다

기다림이 한낱 시간낭비로

취급받는 시절을 산다.


기다릴 필요없이

즉시, 실시간, 바로가

미덕인 시대지만

 

나는 어쩐지

기다림이 천지였던

옛 시절이 몹시도

그리워진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약속시간에 먼저 나가

언제 오냐 채근 할 필요도 없이

묵묵히

네가 올 방향에

시선을 던져두던 그 때의 나.

 

짤랑이는 동전을 주머니에서 만지작거리며

너에게 전할 말이 무엇인지

속으로 수없이 정리하던

공중전화 박스 긴 행렬 속 그 때의 나.

 

하루정도는  그 누구에게도

연락이 안 와도 되는

느긋하며 여유롭던 그때의 나.


돈도 사람도 인맥도 즐길거리도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보다

풍요롭지만


기다림을 설렘으로 알고 지내던

기다림을 낭만으로 여기고 지내던

그때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행복하지 않다.


낭만이 없어진  시절 속

나는

어쩐지 거리를

고개 숙여 걷는 날이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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