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by 허이든

내가 아픈 것은 아무래도 집이 더러워서인 것 같다

뭉쳐버린 먼지들과 벽지에 붙은 곰팡이들

버리지 않은 쓰레기와

수채통에 말라붙은 음식물 찌꺼기들

이게 다 이들 때문인 것 같다는 말이다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청소는 태를 벗기는 일이라 했다

혀에 붙은 백태를 칫솔로 긁어내듯

빗자루로 바닥의 붙은 태를 쓸어내고

내 몸 사이사이 끼어버린 태들도 함께 닦아내는

그런 일이라 했다


그래서 한동안 나는

청소를 마음의 태를 벗기는 일이라 여겼는데

이제는 숙제로만 여기는 듯하다


그러니까

이게 다 청소 때문인 것 같다 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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