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2월이 사라지고 있다.....
2월. 발렌타인데이도 지나고 설날도 지나가니 그냥 이 달이 끝난 것만 같다.
끝이 아닌 걸 알지만 끝인 것 같은, 이랄지.
초콜렛을 줄지 말지 고민하기 시작한 건 아마도 초5 때부터가 아닌가 한다.
일본에서 넘어온, 여자들이 초콜릿 주면서 고백하는 날이라는 게 우리 쪽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면서.......이 즈음이면 여자아이들이 술렁였다. 게다가 이 시기는 한 학년이 끝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혹시 '실패'하게 되더라도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면 그만이었으니까.
5학년 때는 잘 기억나지 않고 6학년 때 4년 동안 같은 반을 했던 남자애를 좋아해서 고백하기로 했다.
너무 떨려서 카드도 못 적을 정도였는데 내가 덜덜 떨고 있는 걸 보자 옆에 있던 친구가 혀를 끌끌 차더니 대신 그 카드를 내가 부르는 대로 적어서 심지어 배달도 해줬다.
재미있는 건 결국 둘이 사귀었다는 것.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난 발렌타인데이가 그렇게 싫었다. 첫 남친과도 발렌타인데이에 헤어졌고 대개의 발렌타인데이 때 늘 솔로였다. 가장 최근의 구남친과는 발렌타인데이를 함께했는데 그가 나에게 선물해준 신발을 신고 이별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윽, 그림과 하등의 관계 없는 이야기로 삼천포. 아무튼 이번에는 무탈히 6점을 그렸다.
뭘 그렸는지 보러 갑시다.
#328 Nori XV
지난주에 조카 업뎃을 빠뜨려서 젤 먼저 그려봤다.
그림을 그릴수록 느끼는 건데 이제 점점 정말 아이가 또렷해진다.
너무 신기하다.
애 아빠는 '사람 꼴이 갖춰져 간다'고 표현했다.
볼 때마다 변화무쌍한데 이번에는 설에 어른들께 인사 드린다고 차 타고 출발했다가 거의 죽을까봐 무서울 정도로 울어젖혀서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는......ㄷ ㄷ ㄷ......애 엄빠에 의하면 이따금 이렇게 울 때가 있다는데 나는 같이 목 놓아 울고 싶은 심정이던데 어떻게 견디는지 모르겠다. 역시 엄빠는 위대하다.
이번주에 한 장 더 그렸어야 했지만 이게 다였는데 언젠가 한 주는 몰아서 그리게 될 날이 있을 것.
#329 Happy Happy Valentine's Day!
내 개인적 발렌타인데이는 트라우마로 점칠되어 있지만 나는 발렌타인데이가 굉장히 사랑스러운 날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미드나 서양 쪽 영화를 보면 오래된 연인이나 부부가 자신만의 잼나는 이벤트로 발렌타인데이를 로맨틱하게 보내거나 그러려다 처참히 실패하거나 기타 등등 재미있는 에피가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너츠에서 발렌타인데이 특집으로 내놓은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발렌타인데이 행사다.
넘나 귀여움.
겨우 애니만 보고 종일 일만 해서 뭐 하나 제대로 된 발렌타인데이 기분에 젖어듦 없이 하루가 저물어가서....아쉬워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러며 스누피를 그려봄.
#330 Nobody thinks so, but it's my Mum!
엄마가 컴터로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을 그려봤다.
본인조차 아니라 부정했지만....
내가 보기엔 꽤 닮았는데.....물론 비율이 엉망이긴 하지만. ㅠ_ㅠ
인물 그리는 건 세상에서 젤 어려운 일인 듯함.
#331 Rooibos Morning
설은 동생네서 보냈다. 아무래도 아기도 있고 하니까.
(아기들 이동할 때 얼마나 많은 짐이 필요한지 아시는가? 놀랍다. 거의 이사하는 수준)
동생네 있는 머그 중 내 눈엔 가장 예쁜 이 핑크 머그로 아침마다 차를 마셨는데 이 날은 루이보스를 마신 듯함.
#332 Ben by Lucy
벤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3년의 용인 생활을 접고 광양으로 내려가 새로운 출발을 한다.
같은 한국임에는 변함없지만 용인과 광양은 기분상 좀 차이가 있다.
그의 행복하고 안락한 새 챕터를 기원하면서.......작곡할 때 가사 쓰는 거 좋아하는 걸 떠올리며 영감 떠오르는 게 있으면 쓰라고 노트를 선물해줬다.
그림도 그려줬는데 안 닮게 그려져서 미안.......ㅎㅎㅎㅎㅎ
그래도 본인은 매우 좋아함.
#333 MARLEY COFFEE
위의 친구와 이태원에서 만나면 의례 들르는 곳이다. 거기서 와인 한 잔으로 입가심하고 헤어짐.
난 커피숍 가면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냅킨으로 거북이 접는 것이다.
이 날은 웬일인지 그림으로 그렸구만.
스누피 폰커버는 완전 귀여운데 화면의 한계로 인해서....스누피는 안 보이는 유감.
간만에 밖에서 그림 그리니 신났던 시간.
****
역시 정량 넘게 그리는 맛이 있어야 기분이 후련하고 좋으다.
헤헤헤.
이제는 전처럼 막 각 잡고 그린다기보다는 그냥 슥슥~ 생활처럼 되어가는 느낌적 느낌이 있다.
바람직하다.
고민하지 않고 그리는 것이 결국은 나의 목표였으니까.
그럼 우린 또 다음주에 만나기로 해요~
그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