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독립출판

- 함께 만드는 기쁨

by 영재

대학을 졸업한 지 이제 반년이 넘었다. 누군가 나에게 대학 생활 중에 가장 보람찬 시기를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 없이 친구들과 독립출판을 준비한 4학년을 꼽을 것이다. 당장 학교 다니랴 알바 다니랴 바쁘게 지냈지만, 취업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도 분명 있었지만, 그 와중에 친구들과 독립출판을 준비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지금 돌아보면 오히려 바쁘고 불안한 졸업반이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도, 쓰고 싶은 말도 많았던 것 같다.


즐거운 작당

작당(作黨): 떼를 지음. 또는 무리를 이룸.

글을 쓰고, 디자인을 고민하고, 편집을 하며 밤을 새우는 날들이 많아졌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도 있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우리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은 작은 책 한 권을 곧 손에 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읽어보고 이야기를 나누며(그리고 서로에 대해 좀 더 알아가며!), 인디자인 스터디를 하며 서투르지만 우리의 책을 직접 편집해나갔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더없이 감사한 일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


우리는 졸업을 앞둔 대학생으로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지만, 우리만의 길을 찾을 것이라는 포부를 담아 팀명을 'lost and found'라고 정했고, 20대 초반으로서 느끼는 일상적인 이야기와 고민을 에세이집 『돌아보니 우리는』에 담았다. 사적인 이야기지만 우리만의 기록으로만 남지 않길 간절히 바라면서. 우리 또래가 읽으면 무언가 연결고리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잃어버리고 얻은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말을 건네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


자신을 상징하는 아이콘을 정해 써내려간 작가 소개문


글 쓰고 읽는 것을 좋아하는 공통된 마음과 조금씩 다른 5가지 관심사와 재능을 발휘하여 한바탕 즐거운 작당을 벌였다. 사진을 좋아하는 친구는 책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었고, 포토샵 능력자인 친구는 홍보에 필요한 이미지와 표지를 멋들어지게 만들어주었으며, 각자 집 근처 서점에 직접 입고하러 가며 수고를 덜었다.


학교에서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받았을 때의 기쁨, 텀블벅 목표 달성을 했을 때의 안도감, 첫 가제본을 받았을 때의 벅찬 마음, 지인이 아닌 독자의 리뷰를 받았을 때의 신기함과 기쁨!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다.


약 1년 간의 노력을 담은 결과물! 『돌아보니 우리는』


함께 만드는 기쁨


책을 펴낸 건 'lost and found'팀이었지만 우리 책을 유통해주는 독립 서점들과, 책을 기꺼이 사서 읽어준 고마운 독자 분들 덕에 책의 의미가 더해졌다. 아니, 책을 펴낸 것부터 우리 다섯만의 힘이 아니었다. 우리는 학교 지원을 받아 1쇄를 제작했고, 텀블벅 펀딩을 받아 2쇄를 제작할 수 있었는데 가족과 지인(친구, 친구의 친구, 친구의 친구의 친구 등...)의 힘이 컸다. 주변의 응원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에너지가 되어 책을 무사히 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대부분의 독립서점들은 우리가 보낸 소개글을 기반으로 책을 소개해주었는데, 간혹 우리 책을 읽고 감상을 함께 올려주는 서점 포스팅을 보면 정말 감사했다.


특히 감동 받았던 '옥탑방책방'의 코멘트 :)


지금 우리는


지금 우리 다섯은 각자의 새로운 자리에서 새로운 일상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구름처럼 살고 싶다는 친구는 프랑스 파리에서 정말 구름처럼 살고 있고,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는 직장인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구름과 커피 모두 자주 만날 수 없어 보고 싶은 마음 한가득이다(ㅠㅠ)

달, 연필, 물잔은 인스타그램 계정(@lostandfound1738)을 통해 간간히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모여 글을 쓰려고 한다. 작고 소소한 기록일지라도 돌아보면 모두 우리를 만든 순간들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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