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하는 수만 가지

by 스누즈



수면의 질이 그다지 좋지 않다. 몸은 피곤해 천근만근 무거운데 잠자리는 무언가 불편하다. 옆에 자고 있는 이의 작은 움직임에도, 이불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얕은 잠은 깨기 일쑤이고 그 얕은 잠조차도 꿈속 세계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베개에 머리가 닿는 순간 잠들었다가 눈을 뜨면 아침이라는 둘째 아이의 얘기가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 잠을 자긴 했을까란 억울한 표정으로 의심을 하는 것조차 나에겐 또 다른 행복의 모습같이 느껴진다.


어느 영화에서는 말한다. '꿈속에서의 모습은 다른 차원의 또 다른 내 모습이다'라고. 지금 내가 속한 세계가 아닌 멀티버스 속 또 다른 세계관 어느 유미의 모습이라.. 그렇다면 그 사람은 어젯밤 모든 사람의 금을 모아서 팔았던 걸까? 금을 판 금액을 알기 직전 잠에서 깨어버린 오늘 아침, 얼마나 궁금했었는지. 부디 그 유미의 주머니가 두둑해졌길 바라본다. 어떤 날은 꿈속 세계가 너무나 행복해 잠에서 깨기 싫을 때도 있다. 가령 이상형의 남자친구에 관한 꿈이나 잊고 지냈던 친구와의 하루를 보내는 꿈같은 것 말이다. 뒤척거림에 잠에서 깬 후 너무 아쉬워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황급히 눈을 감고 기도를 했지만 깨어버린 꿈 속으론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종이 한 장 같은 차이. 잠들었을 때의 세계와 잠이 깨고 난 뒤의 세계. 눈을 깜빡거리는 그 찰나 내가 속한 세상이 바뀌어버린다. 가끔 생각한다. 지금의 모든 순간이 하나의 꿈이 아닐까란 엉뚱한 상상. 이 모든 것이 한여름밤 꿈처럼, 이 모든 것이 한바탕의 봄꿈처럼 느껴지는 그런. 그렇다면 어디선가 잠들어 긴 꿈을 꾸고 있는 나는 꿈에서 깨어나고 싶을까? 아니면 꿈속에서의 일생을 온전히 겪고 싶을까? 꿈이란 건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엉뚱한 것이 아닐 리 없다. 매일 밤 그리고 달콤한 낮잠 시간에도 나를 한시도 가만히 두지 않으니 말이다.


새벽의 옅은 햇살이 창밖에서 새어 들어올 때 기지개를 쫙 펴고 개운하게 일어나는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 나를 감싸고 있는 이불의 보송함을 한껏 느끼며 잠에서 깨어나고 싶다. 알림이 울린 뒤 5분간의 뒤척임을 온전히 다 누린 후 일어나고 싶다. 나는 매일 아침 생각한다. 내일은 꿈을 꾸지 않고 푹 잠들곤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고 오늘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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