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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효봉 Aug 01. 2016

2016년 8월 1일의 5분

생활이 내게 남긴 것 17

오늘은 5분 동안의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내 일상의 작은 조각,

그 조각이 남긴 의미를 기록해보고자 이 글을 남긴다.


8월의 첫 날인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노트북을 먼저 켰다.

물도 한잔 하지 않고 씻지도 않고 노트북부터 켠 건 왜일까?

무슨 생각에서인지 나는 갑자기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하게 됐다.

그동안 컴퓨터에 깔려 있던 프로그램들도 최신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했다.

새벽에 일어나 1시간이 넘도록 그 짓을 한 걸 보면 뭔가 낡았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추측컨데 아마도 8월의 첫 날이라 새로운 마음을 가지려 그렇게 한 모양이다.


마치 남 이야기하듯이 하는데

요즘 나는 내 영혼을 내 몸 밖에 두고 나를 관찰하고자 한다.

내가 나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생각조차 잘못된 거라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관찰하는 것. 생각보다 재밌다. 한번 해 보시라.



아무튼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게 행하는 걸 보면

인간의 행동이란 의도한 것보다

의도하지 않은 것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세상에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도

의도한 일과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뒤섞여 벌어지는 것만 같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세상은 겉으로 드러난 일들을 가지고 평가하기 마련이지만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그 의도가 행위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만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늘 외치지만

그게 잘 안 되는 이유는 우리 생활 속에서 그런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리라.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의도를 알아차리는 건 인간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일을 제쳐두고 그 사람의 행동만을 논해 시시비비를 판단하는 일은 영혼이 없는 일이다.


진실을 따지는데 있어 마음과 의도가

거추장스러운 건 사실이다.

방해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딴 것 생각해볼 가치도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건 어쩌면 폭력일지도 모른다.


수많은 선생님들이 또 수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그렇게 대하면 아이가 병든다고 이야기한다.


어른이라고 해서 특별히 아이와 다를 게 뭔가?

내가 나 자신을 관찰하고 아이들을 둘러본 결과가 그렇다.

몸만 커지고 마음은 아이인 사람들이 수두룩한 게 세상이다.

세상은 어쩌면 어른 아이들이 성인 흉내를 내는 직업 공장일지도 모른다.


그 아이들의 마음, 그 아이들의 의도.

나는 그게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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