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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균 Jan 26. 2021

나만 모르는 '나다움'

신년특집 [독창성] 시리즈 1.

     누구나 자신만의 마술을 갖고 싶어합니다. 다른 사람의 마술을 따라하는 것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마술을 하고 싶어하지요. 마술뿐만 아니라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무언가를 원합니다. 그런데 독창성은 어떻게 얻는 걸까요? 2021년 새해를 맞이해서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제는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독창성Originality"입니다.






     우리는 어떨 때 독창적이라고 말할까요? 평범한 결과물들 사이에서 홀로 구별되는 특징을 갖고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이 독창적이라고 말합니다. 얼핏 들으면 간단하지만 독창적인 결과물을 내놓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평범한 결과물을 만드는 법은 간단하지요. 다른 사람들의 결과물을 분석하고 재현할 수만 있으면 됩니다. 어떤 매뉴얼이나 공식을 따를 수도 있지요. 소위 말하는 '양산형 모바일 게임' 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듯 끊임없이 찍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범하지 않은, 독특한 무언가를 새로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때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곳에는 어떠한 공식도, 매뉴얼도 없습니다.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이지요. 없던 것을 만들어내야한다는 부담감도 한 몫합니다. 한국 특유의 공동체주의 속에서 '왜 너만 혼자 튀려고 그래?' '남들 하던거나 잘하지 그래?' 와 같이, 다른 사람들이 눈치를 줄까 두렵기도 합니다. '독창성'은 태생적으로 똑똑하고 비범한 천재들에게나 어울리는, 너무나 먼 나라의 단어 같습니다.




     그러나 독창성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대학생'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어떤 사람은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CC, 캠퍼스 커플의 로망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혼자 수업 듣고 혼자 밥을 먹는 '아싸'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지요. 사람들의 머리 속에 '대학생'의 이미지가 박혀있기 때문에 아마도 몇몇 이야기는 비슷하거나 겹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초점을 '대학생인 나'로 좁힌다면, 그것은 누구도 똑같이 따라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됩니다. 왜냐하면 '내 이야기'는 단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70억명에 달하는 사람들 중 나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완전히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들조차 각자의 경험이 다르고, 생각이 다릅니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서로 똑같지 않습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잊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독창적인 자산, 그것은 바로 '나다움'입니다.




     과거 중세 시대 유럽을 살던 사람들은 신에게 자신들의 삶을 바쳤습니다. 그들은 신의 뜻을 위해 살던 사람들이었지요. 조선 시대를 살던 사람들은 대의명분과 신분제를 따랐습니다. 유교적인 덕목에 따른 각자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중요했죠.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변했지만 어떤 부분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기업가는 돈을 위해, 정치인은 권력을 위해, 부모는 자식을 위해 각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의 삶에 외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점점 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삶을 살게 될 겁니다. 서로의 가치 기준이 너무나도 다르고,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아서 '이것이 절대적으로 올바르다!' 라고 단언할 수 없는 시대가 찾아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가 오면 우리 모두는 어떠한 공식도, 매뉴얼도 없는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겁니다. 아마 그 때가 되면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하나, 자기 자신뿐이겠죠.




     독창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남들과 다른 옷을 입고 남들이 알아듣기 힘든 말을 내뱉으며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나다움'을 발현하는 것이지요. '나다움'이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요약하거나 정리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평생에 걸쳐 '나'와 함께 살아가야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여러분이 갖고 있는 '나다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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