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은 무슨, 청춘이 또 하루 지나갔다》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은
늘 내가 만든 상상으로 가득했다.
그날도 그랬다.
그는 “내일 보자 :)”라고 말했고
나는 기대 반, 긴장 반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말리고,
옷을 고르고, 액세서리까지 챙겨서
풀세트로 완성된 내가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그런데 아무 연락이 없었다.
“혹시 무슨 일 있나?”
“내가 뭔가 불편하게 했나?”
“오늘이 아닌가?”
수십 개의 질문이 내 안에서 쏟아졌다.
나는 연락을 기다렸고,
몇 시간이 지나
그는 약속을 취소했다.
그때 처음 느꼈다.
내가 만든 기대가,
내가 만든 상상이
나를 얼마나 지치게 만들 수 있는지를.
그리고 더 황당했던 건 그다음이었다.
그는 나를 차단했다.
“지인 소개”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는 나를 설명도 없이 지워버렸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혼자 남겨진 기분.
말 한마디 없이 툭 끊기는 관계 속에서
나는 나를 탓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런 감정노동은 더는
내 몫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다음부터는,
그 어떤 말 한 줄에도
하루치 감정을 쓰지 않기로 했다.
‘미안’이라는 말조차 없이 사라지는 사람은
내가 붙잡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 사람의 침묵을
내가 해석해줄 필요는 없다는 것.
내 감정을 중심에 두기로 했다.
내가 나를 지켜야
다음 만남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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