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은 무슨, 청춘이 또 하루 지나갔다》
소개팅은 여전히 어색하다.
그런데 이젠
그 어색함을 예전만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누구와 잘 될지보다
그 만남이 내게 어떤 질문을 남겼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한동안 나는 소개팅을 할 때마다
“또 안 되면 어쩌지?”
“내가 또 나만 조율하고 끝나는 거 아니야?”
하는 걱정부터 했다.
그래서 상대를 만나기 전,
먼저 나를 단단히 무장했고,
적당히 기대했고,
금방 정리하는 법도 익혔다.
하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사람이 있다.
처음 보는 그날부터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
그 사람의 말투, 눈빛, 타이밍이
이상하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나는 몇 번의 계절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간에—
내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만남이
제일 따뜻한 만남이라는 것도.
좋아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숨지 않아도 되는 사이.
눈치를 보지 않고 웃고,
질문을 받으면 진짜 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사이.
그런 만남이라면
조금 느려도 괜찮고,
조금 불확실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소개팅이든, 인연이든, 연애든—
결국엔 나를 조금 더 알고,
내가 원하는 관계에 가까워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아직 따뜻한 계절은 오지 않았지만,
나는 그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다음 소개팅도,
그리 나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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