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호차 이번엔 천천히 다가가기로 했다

《청순은 무슨, 청춘이 또 하루 지나갔다》

by 설야

그동안의 나는

어쩌면 너무 성급했는지도 모른다.


이 사람이 맞을까 아닌가,

서로 얼마나 잘 맞는지

너무 빠르게 판단하려 했고,

그 안에서 내 감정조차 재촉했다.


금방 좋아지고,

금방 실망하고,

금방 정리하면서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곤 했다.


그래서 이번엔

천천히 다가가 보기로 했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조금은 느슨한 호흡으로.


좋아하는 감정에

급하게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되고,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애써 추측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


내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면서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다면,

그게 가장 건강한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걸어가면

그 사람의 속도도 보이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더 선명하게 보이니까.


이번에는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내가 나답게 머무를 수 있는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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