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양귀자의 장편소설 <모순>에 나온 구절입니다.
기억이란 게 참 이상하죠.
고마웠던 기억은 금세 흥미를 잃고,
아프게 했던 기억은 계속 꺼내보려 하니까요.
그래서 상처가 덧나는지도 모르고
좋은 기억이 지워지는지도 모른 채
오늘이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