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처럼, 싱싱하고 이슬 맺힌 라즈베리였지만,
그토록 기쁨에 젖어 먹었던 맛과는 달랐다.
생각해보니,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숲을 내다볼 수 있는 햇살 가득한 부엌과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인용하는 이모가 있고,
무엇보다 기적을 경험한 열여섯 살의 소녀가 있던 때였으니까.
아이린 헌트의 소설 <라즈베리 소네트>에 나온 내용입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을
마음껏 즐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늘 곁에 있을 것 같은 ‘사람’도
변함없을 것 같은 ‘풍경’도 달라지기 마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