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
때 이른 무언가 사월의 창문을 연다
창문을 닫으면 너는 다시 그것을 연다
산뜻하고 가벼운 밀고 당김이었다
우리는 하품에 하품을 더하며
오전은 온전히 이부자리 끝을 쥐었다
오후에는 치약을 주욱주욱 짜서
서로의 봄과 여름 사이를 문질러주었다
몽롱한 영혼은 한 꺼풀 벗어던지고
곱이 낀 눈깔을 흐르는 시간에 씻었다
앞머리 젖은 일상이 시작되었다
텅 빈 지갑에 주섬주섬 오늘을 담고
겹겹이 배고픔이 솟구칠 때마다
네 안의 공복을 꺼내어 먹었다
때때로 서러움과 무기력함만이
긴 밤 서로를 격렬하게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