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 네 번째 페이지에서 선택한 단어는 "가기"다. "가기"는 다른 한자로 참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었다. 집터부터 시집가기에 알맞은 나이, 좋은 계절, 사랑을 처음 맺게 되는 좋은 시기라는 의미까지, 가지각색이다. 내가 이 단어를 고른 이유는 "가기"와 "가기하다"가 뭔가 같은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기"에 좋은 그릇과 훌륭한 인재를 비유하는 말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사자성어는 "대기만성"이다.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크게 될 사람은 늦게라도 성공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요즘에는 "너는 대기만성형 인재야"라고 하면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한다.
"가기"라는 단어를 보니,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시대의 흐름이 빠르고, 무엇이든 빨리빨리인 요즘 시대에 유튜브나 다른 거하는 사람들을 봐봐, 다들 어떻게든 빨리 성공하려고 하는데, 너 혼자 대기만성형이니까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할 거야"라고 들으면 기분 좋겠어?라고.
맞다, 분명 누구든 빨리 성공하고 싶다. 나 역시도 그렇다. 얼른 멋있는 작가가 돼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훌륭한 작품을 써서 '김은숙' 작가님이나 '박해영' 작가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브런치, 인스타, 네이버 블로그 등 나의 글쓰기가 초조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가기", "가기하다"에 꽂히고, "대기만성"을 놓지 않는 이유는 글을 쓸 때 버팀목 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가기"니까, "대기만성"이니까, 내 글은 "가기할 만한 하니까" 분명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빛을 보는 날이 있을 거라고 합리화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