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

4편, "가기", "가기하다"

by 설원
4화_가기.JPG


"가기" ①좋은 그릇. ②훌륭한 인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


국어사전 네 번째 페이지에서 선택한 단어는 "가기"다. "가기"는 다른 한자로 참 여러 가지의 의미가 있었다. 집터부터 시집가기에 알맞은 나이, 좋은 계절, 사랑을 처음 맺게 되는 좋은 시기라는 의미까지, 가지각색이다. 내가 이 단어를 고른 이유는 "가기"와 "가기하다"가 뭔가 같은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기"에 좋은 그릇과 훌륭한 인재를 비유하는 말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사자성어는 "대기만성"이다.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크게 될 사람은 늦게라도 성공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요즘에는 "너는 대기만성형 인재야"라고 하면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한다.


KakaoTalk_20230118_211816239_01.jpg


"가기"라는 단어를 보니,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시대의 흐름이 빠르고, 무엇이든 빨리빨리인 요즘 시대에 유튜브나 다른 거하는 사람들을 봐봐, 다들 어떻게든 빨리 성공하려고 하는데, 너 혼자 대기만성형이니까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할 거야"라고 들으면 기분 좋겠어?라고.

맞다, 분명 누구든 빨리 성공하고 싶다. 나 역시도 그렇다. 얼른 멋있는 작가가 돼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훌륭한 작품을 써서 '김은숙' 작가님이나 '박해영' 작가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브런치, 인스타, 네이버 블로그 등 나의 글쓰기가 초조할 때가 있다.


KakaoTalk_20230118_211816239.jpg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가기", "가기하다"에 꽂히고, "대기만성"을 놓지 않는 이유는 글을 쓸 때 버팀목 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가기"니까, "대기만성"이니까, 내 글은 "가기할 만한 하니까" 분명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빛을 보는 날이 있을 거라고 합리화할 수 있으니까.

나는 오늘 "대기만성"이라는 나의 버팀목 단어 옆에 "가기"와 "가기하다"를 새겨놓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