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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원 Feb 05. 2023

[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

14편, "가리키다"


"가리키다" 

①(말, 표정, 동작 따위로) 집어서 이르다. 알리다.

②(기호나 기구 따위로) 방향이나 시각 따위를 나타내어 알리다. 

③(주로 -을 가리켜) -을(를) 두고, -을(를) 놓고

④어떤 대상을 특별히 집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내다.


국어사전 열네 번째 페이지에서 선택한 단어는 "가리키다"이다. "가리키다"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복선"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복선"은 소설,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하여 미리 독자에게 넌지시 암시하는 작법을 말한다. 

최근 다양한 영화나 드라마를 봐서 그런지 "복선"과 "가리키다"는 떼어날 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출처: TVN


"복선"과 "가리키다"가 가장 잘 어울리는 드라마는 역시 "응답하라"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응답하라 1997'도, '응답하라 1988'도 다양한 복선들로 인해서 한창 인기가 많았다. 응답하라 1988때만 해도 복선들로 인해 덕선이의 남편을 가지고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라던지,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라는 유행어가 떠돌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선은 특정 인물이나 특정 상황들을 가리킬 때 참 많이 사용되는 만큼 요즘 같이 영화, 드라마 콘텐츠가 활발해지고 있는 시기에는 더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어느덧 200만을 돌파한 "슬램덩크 더 퍼스트"도 마찬가지다. (기어코 자막판으로 한 번 더 봤다)

"정우성"의 대사 "저에게 필요한 경험을 주세요" 슬램덩크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은 대사의 의미를 알고 있지만, 처음 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해당 복선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영화 마지막에 나오기 때문에 그로 인해 이 스토리가 다시 한번 완결되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일까, 슬럼덩크의 다양한 명대사들보다 그 대사를 기억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내가 "복선"과 "가리키다"를 굳이 엮어서 말한 이유는 "미래를 넌지시 암시해서 무엇인가를 가리키다"라는 의미가 와닿았기 때문이다. 우연히 갔던 한 북카페에서 이런 문장을 봤다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라는 글. 뭔가 완벽한 느낌의 문장이면서 내가 알고 있는 단어, 내가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이 "나를 가리키는" 느낌이 확 와닿았다.

그리고 앞으로 사용할 단어들이, "미래의 나에게 무엇인가를 암시해 주고, 가리켜 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어쩌면 내가 [국어사전]으로 글을 쓰도록 기획하고 마음먹은 것은 필연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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