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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시 서른일곱

by 설애

7월

목필균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 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7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한 해의 반도 훌쩍 넘었어요.

아직 여름이지만, 곧 기세가 꺽이겠지요.

폭염, 폭우, 폭풍같은 것들도 떠나갑니다.

조용히 단풍드는 계절이 오겠지요.


7월을 배웅하고 8월을 마중하는

무리지어 핀 개망초가 어여쁩니다.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

멀리 있는 사람을 가깝게 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의미랍니다.


7월을 배웅하고 8월을 마중하는 개망초처럼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사진 : Pixabay, dae jeung kim님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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