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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관하여

모모, 시간을 파는 남자

by 설애
세상에는 아주 중요하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비밀이 있다. 모든 사람이 이 비밀에 관여하고,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의 대개 이 비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비밀은 바로 시간이다.
모모 중에서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지는 자원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한 시간은 영원과 같지만, 누군가에게는 찰나와 같다. 그 한 시간 동안 무슨 일을 겪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모모에 나오는 회색 신사들은 시간을 나름의 방식으로 잘 알고 있어서, 시간 저축 은행에서 일한다.


일을 하다 보면
도대체 제대로 된 인생을 누릴 시간이 없어


라고 투덜거리는 사람에게 회색 신사들이 나타나서


당신은 인생을 허비하고 있어요.
앞으로 20년 간 두 시간씩 저축하신다면
1억 512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재산이 모이는 겁니다

라고 말하며 그들의 시간을 가져간다.




TC는 인생의 대차대조표를 그려본 후, 시간을 파는 사업을 하기로 한다. 그의 빚은 35년간 일해야 갚을 수 있다. 그의 꿈은 붉은 머리 개미를 관찰하는 것인데, 죽을 때까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 속의 대차대조표

처음에는 5분을 소변 검사 플라스크에 담아서 판다.

판매 광고는,

서둘러. T가 얼마 안 남았어.

이고, T는 time이다. 시간이 없는 이 세계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단어들을 줄여 쓴다.

시계 앞에서 5분을 열어놓아 시간을 담고, 열어서 5분을 쓴다. 그의 사업은 대박이다.


담배 한 갑, 라이터하고
5분짜리 한 통 주세요.


5분짜리 하루 한 통,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모모가 있던 도시는 여유 넘치는 곳이었으나, 회색 신사와 계약한 후로 도시는 변해간다.


시간은 귀중한 것. 잃어버리지 말라!
시간은 돈과 같다. 그러니 절약하라!


모모는 회색 신사들의 음모(시간을 훔치는)를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하지만, 이미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은 모모의 말을 듣지 않는다. 모모가 방해되는 회색 신사들에 쫓기다가 만난 거북이를 따라 시간 관리사 호라 박사를 만난다.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호라 박사는 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유주식회사,
일주일짜리 신제품 출시

사업이 번창하면서 5분이 2시간으로, 2시간에서 일주일로 늘어간다. 그에 따라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거나 중요한 일들이 제때 진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시간을 훔치는 회색 인간과 싸우는 모모

시간을 팔아서 빚을 갚고, 붉은 머리 개미를 관찰하고 싶은 TC


과연 결말은?


시간이 중요하다는 건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한 번 더 그 실체를,

시간이 가진 의미를 고민할 수 있는 책들이다.


결말이 궁금하다면

<책의 미로> 네 번째 책들,

[모모]와

[시간을 파는 남자]를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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