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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에 대하여

공정하다는 착각, 사하맨션

by 설애
이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파레토의 법칙은 19세기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만든 경제학 법칙으로 상위 20%가 80%의 부를 가져간다는 법칙이다.

출처 : https://www.newsway.co.kr/news/view?ud=2020061208452699313

이제 불평등의 비율은 더 이상 파레토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곽종민의 [부의 불평등: 1%가 99%를 지배하는 경제 구조]는 제목대로 1% 대 99%, 지그문트 바우만의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에서는 0.1% 대 99.9%를 제시하고 있다.

1%는 누구인가?
그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보는 ‘부자들’보다 훨씬 조용하고, 훨씬 조직적이며, 훨씬 더 철저하게 정보를 장악한다. 그들은 법의 틈을 알고 있고, 조세 회피처를 활용하며, 투자 자산의 흐름을 지배하며, 정책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자들이다.
[부의 불평등: 1%가 99%를 지배하는 경제 구조]
99%는 단지 ‘가난하다’는 말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들은 기회, 안정성, 선택권, 미래 전망, 그리고 존엄을 잃어가고 있다. 노동은 점점 저평가되고 있으며, 노동 시간은 길어지지만 삶의 질은 향상되지 않는다. 사회안전망은 점점 축소되고,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세이프 존’은 존재하지 않는다.
[부의 불평등: 1%가 99%를 지배하는 경제 구조]


1%가 99%를 지배한다.

이 논리에 반박하는 것이 “노력”이며, 이 “노력”은 능력주의에 기반한다. 그렇다면 다시 묻는다.


과연 능력주의는 공정한가?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은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이고, 결론은 "능력주의의 함정에 빠져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이다.

중세시대처럼 부와 명예를 물려받지 않기 위해 능력주의(Meritocracy)가 도입되었지만, 그 능력을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러니 능력주의라는 가면을 쓰고 불평등이 조장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는 교육의 불평등으로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 구조이다. 공교육만으로 동등한 교육을 받아서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구조가 이미 무너졌고 그 틈으로 교육 컨설팅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 지방에서 정시로는 대학 못 간다, 학원도 그 학원에서 운영하는 클래스의 성적에 맞춰야 들어갈 수 있다(학원의 입학 시험이 레벨테스트라는 형태로 있다.), 의대반은 7살부터 개설되어 있다, 등등 불안을 조장하는 소문과 사실이 넘실대고 있다.


능력주의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성공의 이유는 노력해서이고,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노력하지 않아서라는 논리에 있다. 열심히 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수많는 이유가 있으며, 성공은 모두 본인의 노력으로 인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즉, 명문대 중심의 능력주의는 성공 여부를 개인의 노력으로 돌리는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이 정당한지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되는 예시가 의자(능력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게 실제로는 코끼리(능력주의의 불공정성)라는 사실을 꺼낼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10년, 15년, 20년 동안 우리가 마주칠 가장 큰 도전은 '건전한 시민 토론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다. 그런 토론은 내가 만일 "이건 의자다"라고 하면. "그래. 의자다"라고 동의할 수 있는 토론이다. 지금 우리는 "이것은 좋은 의자인가", "이 의자를 고쳐야 할까?", "이 의자를 여기서 옮길까?" 등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의자가 아니라 코끼리야"라는 말은 꺼낼 수 없다.




사회의 불평등이 형성되고 유지되는 방식을 소설로 구현한 것이 조남주 작가의 [사하맨션]이라고 생각한다.

타운이라는 곳이 사기업에 소유가 되면서 국가처럼 유지되고, 기업의 부품으로 사람을 분류하면 '핵심부품', '소모품', '폐기물'이 있고 사하맨션은 폐기물이 모여사는 곳이다. 마치 [설국열차] 같은 시스템이다.

설국열차 꼬리칸(위), 앞칸(아래)

'폐기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누구에게서 태어났는가?

능력 있는 자들의 낙원

능력 획득이 불가능한 자들의 지옥


공존하는 두 세계의 조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그것은 이룰 수 있는 것일까?


커버 사진은 [도시의 탄생]이라는 책에서 가져왔다.

빈민가와 부촌이 바로 붙어 있는 인상적인 사진이다. 부와 가난이 벽 하나를 두고 나뉘어 있었다.

가시화된 불평등이고, 부조화이며, 양분화다.




부의 불평등, 능력주의의 한계에 관한

<책의 미로> 여섯 번째 책들,

[공정하다는 착각],

[사하맨션]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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