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쉰셋
여름 분위기
존 클레어
이슬 젖은 가시나무로 덮여 있는 좁은 길을 따라,
저녁 시간에 홀로 걷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긴 풀잎 아래로 새까만 달팽이가 기어 나와
더듬이를 내민다.
나는 새로 풀을 벤 초원에서 명상하길 좋아한다.
무더운 공기 중에 마른 풀 내음이 나기 때문이다.
거기엔 새로 핀 꽃들을 찾아 나섰다가 실패한 벌들이
애처롭고 지친 소리를 내며 날아다닌다.
군침 도는 옥수수밭에서 메추리가 숨어서
"wet my foot!"하고 울어대곤 몸을 감춘다.
눈에 띄지도 않는 요정 같은 뜸부기는
"craik craik"하고 숨어서 울고 있다.
이슬 젖은 어두움에 쌓인 저녁은 반갑기만 하고,
빛은 주위 어두움 사이로 사라져 간다.
저녁 시간에 홀로 걷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낮에는 더워도 저녁에는 바람이 불어 시원하여 5km씩 걷고 있습니다. 몸이 무거워져 뛰면 발목이 아파서 뛰지도 못하고 그저 걷는데, 조금 익숙해지면 걷는 거리를 늘려보려고 합니다.
걷다 보면, 평소에는 잘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립니다. 나뭇잎이나 풀들 사이에 숨어서 새, 풀벌레, 매미, 개구리들이 소리를 만듭니다. 살금살금 다가가도 뚝 멈추는 소리, 볼 수 없지만 들리는 소리에 혼자 걷는 길이 외롭지는 않습니다. (살금살금 가서 잡으려는 건 아니고, 어디 있는지 궁금해서요.)
걸으며 음악도 듣고, 책도 듣고,
그러면서
마음에 쌓인 생각들을 정리하고 털어내봅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시 원문]
Summer Moods
John Clare
I love at eventide to walk alone,
Down narrow lanes, o’erhung with dewy thorn,
Where, from the long grass underneath,—the snail
Jet black, creeps out, and sprouts his timid horn.
I love to muse o’er meadows newly mown,
Where withering grass perfumes the sultry air;
Where bees search round with sad and weary drone,
In vain, for flowers that bloom’d but newly there;
While in the juicy corn the hidden quail
Cries, “wet my foot,” and, hid as thoughts unborn,
The fairy-like and seldom-seen landrail
Utters, “craik craik” like voices under ground,
Right glad to meet the evening dewy veil,
And see the light, fade into gloom ar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