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흔아홉
시간
윤수천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만 죄가 아니다
시간을 허비한 것도 죄가 된다
빠삐용이 죽음 직전까지 가서
깨달았던 것도
시간을 허비한 것에 대한 낭비죄였다
내일은 언제나 올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세상을 사는 동안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최선이란 말이다
오늘은 10월의 첫날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25년을 최선을 다하리라고 다짐해 봅니다.
경우에 따라오지 않을 내일이라는 말에 찬물을 끼얹은 듯 정신이 듭니다.
그리고 그 경우라는 것이 해당되는 대상이 나일지 내 곁의 누구일지 모른다고 다시 생각해 보면 어제처럼 오늘을 살 수는 없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내일이 없는 날이라면
최선을 다해야지요
최선을 다해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감사하고
나를 더 아껴야지요.
일상이라는 건 내일을 가정하고,
미래를 약속하고 받는 선물이에요.
내일은,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저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야지요.
때로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때로는 영원히 살 것처럼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