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로 공부했어요. 다락원 중국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선
지금은 중학생인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공부 습관을 들이려고 퇴근하면 마주 보고 앉아 아들은 숙제나 공부를 하고 나는 주로 책을 읽었다.
어느 날, 공부가 무척이나 하기 싫었던 아들은
"엄마, 책 봐? 재밌어?"
라고 물었다.
"응, 재밌어."
"그럼, 책 읽지 마. 나는 공부하느라 힘든데, 엄마는 왜 재밌는 거해?"
순간 황당하고 안쓰럽고 귀엽기도 했는데, 공부를 같이 하자니 뭘 해야 하나 싶었다.
영어는 잘해서가 아니라 지겨워서 못 하겠고, 갑자기 시험 볼 것도 없고, 대학교 때 교양으로 들었던 중국어가 생각나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하여 한동안 중국어 공부를 하다가, 이제는 커서 혼자 공부하기 시작한 아들과는 떨어져 다시 책을 읽고 있다.
야호!!
중국어는 HSK위주의 시험공부였는데, 그래도 좀 재미있는 걸 찾겠다고 찾은 것이 이 책이다.
초등학교 막둥이들인 1학년이 배울만한 짧고, 명료한 예문이고, 삽화도 은은하고 귀엽다.
각 예문 왼쪽 하단에는 단어 풀이, 오른쪽 하단에는 간단한 문제가 있어 공부하기 좋다. 또 초등학교 1학년이다 보니 다양한 쉬운 단어와 반대말도 배우기가 좋다.
이 책에는 내가 유독 좋아하는 예문이 있다.
제목은 '생일을 빌려 드릴게요', 생일인 샤오윈에게 곰인형을 주며 축하하자, 샤오윈은
"엄마는 왜 한 번도 생일을 쇠지 않으세요?"
하고 묻는데, 엄마는 잊었다고 답한다. 샤오윈은 엄마에게 곰인형을 주며, 엄마는 늘 생일을 잊어버리니 오늘은 생일을 빌려주겠다고 한다.
기특한 샤오윈! 우리 아들과는 천지차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