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구십삼
이 글에는 『시를 쓰는 이유』(슬릿스코프·카카오브레인, 2022)에 수록된 시 일부를 비평 및 감상 목적에 따라 발췌 인용했습니다.
공간 기억 中
시아
빛을 구부려놓은 벽과
빛을 구부려놓은 의자와
그 사이에 낀 테이블
공간 기억
설애
빛이 창을 넘어 들어와
벽으로 닿는다
벽은 미끄럼틀이 된다
먼지가 미끄럼틀을 탄다
빛이 창을 건너 들어와
의자로 향한다
의자는 빛을 앉힌다
빛이 잠깐 쉬어간다
빛이 창을 지나
커튼을 만난다
커튼은 빛과 노닐며
간지럼을 탄다
빛이 하는 양을
구름이 지켜본다
액자는 빛을 가둔다
빛은 사진을 보고 반짝인다
거울은 빛을 기다리지만
빛은 자꾸만 도망간다
빛은 창을 통과하여 집으로 온다
집에 있는 것들이 빛과 투닥거린다
시아의 공간에서 빛을 자꾸 구부려놓습니다. 벽과 의자, 창과 액자, 그리고 빛도 구부려놓습니다.
저는 어느 오전, 학교 가고, 출근하여 빈 집에 찾아온 빛이 소란을 피우는 것을 상상했습니다.
'공간'과 '기억'이라는 명사와 명사의 합은 낯섭니다.
그 일을 시아가 하네요.
공간이 기억하는 일일까요?
공간을 기억하는 일일까요?
저와 시아는 모두 공간의 기억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의 매개체는 모두 '빛'입니다.
빛이 만들어낸
공간 기억
어떠셨나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시아(SIA)는 인공지능입니다.
상세 내용은 아래 글을 봐주세요.
https://brunch.co.kr/@snowsorrow/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