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손잡이를 돌리면 노래가 나오는 커피 기계 갖고 싶어!
이 책은 마봉 드 포레 님의 글을 읽으려는데 자꾸 1화부터 보라고 해서 읽지 못하다가, 결국 최상위 글부터 읽기 시작하여 발견한 [왕도둑 호첼플로츠]의 서평을 읽고 '스포 당해 읽지 않는다'는 나의 댓글에 '중간 과정이 재밌다'라고 답글 달아주신 것에서 시작되었다.
https://brunch.co.kr/@mabon-de-foret/6
결론, 중간 과정이 진짜 재밌다.
동화책이라고 가려 읽지 않고, 동심의 세계라 읽기 전부터 설레고 우당탕탕하는 모험이야기는 특히 좋아한다. 세련된 판타지와는 또 다른 우직한 매력이 있다.
처음은 손잡이를 돌리면 '모든 게 새로워라, 오월은'이 흘러나오는 커피 기계를 내놓으라는 도둑 호첸플로츠와 그 커피 기계의 주인 카스페를 할머니의 만남이다. 그 만남에서 도둑은 유유히 커피 기계를 훔쳐가고, 할머니는 도둑의 말대로 순순히 구백구십구를 다 세고 도와달라고 하고는 기절해서 쓰러진다.
카스페를과 친구 제펜은 도둑을 잡기 위한 계략을 세우지만, 속아 넘어가지 않은 도둑에게 도로 잡혀버린다. 그 도둑이 마법사와 계약을 하고, 그 마법사의 집에는.... 아... 중간 과정은 예측할 수 없고, 어느 하나 틀어진 곳이 없이 딱딱 들어맞으며 흘러가 결국 도둑 호첸플로츠는 피리새로 변해서 경찰서로 가고, 카스페를 할머니께서 커피 기계 손잡이를 돌리면 이중창의 노래가 나온다.
카스페를 할머니께서는 커피 기계 손잡이를 돌리면 이중창의 노래가 나오는 기계를 받아
머리칼이 곤두서는구나!
머리칼이 곤두서!
라고 하며, 홀짝홀짝 독한 커피를 마신다. 그러니, 나도 커피를 마시며, 갖고 싶다, "손잡이를 돌리면 이중창의 노래가 나오는 커피 기계"라고 되뇌는 것이다.
중간 과정을 다 알려주고 싶으나, 이 재미있는 책을 나만 읽을 수는 없으므로, 읽어보시길 바란다. 게다가 이 책이 끝이 아니고, 다시, 또 다시 나타나는 호첸플로츠가 있다. 두 권이나 더 있다. 산 책 위에 산 책을 올리기 싫은데, 손가락이 간지러우니, 조만간 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