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설백물어,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다.
세상에는 무서운 것들에 대한 소문이 있다. 그 소문들은 실체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그 소문들을 모으러 다니는 글수집가는 소문을 모으고 그 실체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모모스케는 에도시대의 괴담을 모으는 글수집가로 수수께끼 작가 지망생이다. 모모스케가 모은 괴담의 끝에, 설계자 마타이치가 있다. 그러니까, 괴담으로 꾸며진 사건인 거다. 하나하나의 사건은 기발하고 기괴하여 상상을 뛰어넘는다.
모모스케는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기담과 괴담류를 채집하는 것을 더없는 삶의 보람으로 여기고 있는 별스러운 사내이므로 여행에 익숙하기는 하였으나, 익숙한 까닭에 오히려 하치오시 근방으로는 간 적이 없었다.
속항설백물어 9쪽에서
마타이치는 어행사로, 요령(방울)을 울리며 부적을 파는 사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이다. 이미 소개한 '우국의 모리아티'의 모리아티 교수와 유사한 캐릭터로 사건을 만들어 악(특히, 신분 제도)을 제거하는 역할이다. 하나의 사건이 끝날 때, 짤랑, 하고 요령을 흔드는데, 다시 이 책을 만지는 순간에도 짤랑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마타이치와 인형술사인 요긴, 변장술사인 치헤이 등이 같이 움직이기도 한다.
'항설백물어'는 네 권 세트로, 서사의 시작인 항설백물어, 서사의 끝 속항설백물어, 시간이 지나 에도 막부가 무너진 후, 노인이 된 모모스케인 잇파쿠 옹에게 젊은 네 사람(순사 겐노신과 친구들)이 와서 소문의 진위를 묻고 상담하는 후항설백물어(상, 하)가 있다. 추가로 서항설백물어, 원항설백물어 2권이 더 있는데 아직 번역되지 않은 모양이다. 사진으로 보일는지 모르겠는데 책 두께도 상당하다. 대략 500페이지 전후로 총 2000페이지에 달한다.
항설백물어, 속항설백물어가 끝나고 후항설백물어를 읽고 있으면, 모모스케의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고교쿠 나쓰히코, 모모스케처럼 괴담을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책은 '회본백물어'라는 괴물 백서에 기반한 것으로 하나의 이야기마다 하나의 괴물이 어어져 있다.
역시 무서운 것은 요괴보다는 인간이다라는 것을 읽으며 내내 생각하게 되는데, 모모스케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진상 따위, 모르는 것이 나았다.......
항설백물어 208쪽에서
[맞닿은 이야기]